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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만 들어도 사랑이구나, 했던 그 시집을 이제야 읽었다. 읽고 싶었던 시집이었는데 (정말이다), 마침 그 시집이 내가 덕질하는 이웃블로그님 게시글로 올라오고, 애정하는 팟캐스트에서도 이번 주 방송에 언급되어... 이것은 시집을 읽으라는 운명임을 직감했다.

🍂 시집 맨 앞 시인의 말을 읽으며, 이 시집에서 만날 시들이 이해가 안 가더라도 호의를 가지고 읽을 수 있으리라 예감했다. 바로 이 문구.

˝불행이 건드리고 간 사람들 늘 혼자지.˝ 헤르베르트의 시구를 자주 떠올렸다. 한 사람을 조금 덜 외롭게 해보려고 애쓰던 시간들이 흘러갔다. 2022년 8월 진은영 3p

🍂 이 시집에서 그냥 넘기기 어려웠던 시는 세월호로 별이 된 사람을 애도하는 시였다. 이 마음은 다른 형태의 글로도 남길 수 있지만, 시 였기에 더 마음을 잡아두었다고 생각한다. 시를 읽으며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주 강렬한 감정이 없다면 시를 쓸 수 없겠구나. 정말 강한 미안함이든 그리움이든. 나는 남기고 싶은 그런 강한 마음이 있을까? 있었다... 시를 읽어야겠다. 시를 쓰고 싶다.

🍂 그제 갔던 독립책방에서 모임을 가졌다가 시집에 대해 잠깐 얘기하게 되었다. 시는 왜 어려운 걸까? 아마도 입시 위주로 접했기 때문이 아닐까. 학생 때 교과서로 접했어도 좋았던 시들을 얘기했다. 진달래꽃, 승무, 가난한 사랑 노래. 그리고 영화 <편지>에서 나오는 즐거운 편지까지. 그러고 보니 우리는, 이제는 마음 놓고 내 마음대로 시를 읽고 나만의 감상을 나눌 수 있구나. 해설이든, 해석이든 얽매이지 말고, 이 가을에 시를 더 만나봐야겠다.


🍂 나누는 구절들

나는 오래된 거리처럼 너를 사랑하고
벌들은 귓속의 별들처럼 웅성거리고

나는 인류가아닌 단 한 여자를 위해
쓴잔을 죄다 마시겠지
슬픔이 나의 물컵에 담겨 있다 투명 유리 조각처럼
9p 청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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