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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읽는 사람도 많지 않지만, 그 중 시 읽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시는 어렵다. 그런 시를 읽고자 하는 사람이나 쓰고자 하는 사람 모두 그냥 지나치며 글을 읽는 사람이 아님은 분명하다. 그중에 나는 시를 잘 몰라서, 어려워서 가끔 읽는 사람이다. 워낙 책 읽는 사람도 적고 시집 읽는 사람도 적은 탓에 그 정도면 많이 읽고 애정하는 건가 하는 착각에 빠질 때도 있지만, 확실한 건 내게 시는 여전히 어렵다.

🍂 그런데 독립출판에서 시를 쓰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잘은 모른다. 머리색이 분홍빛인 시인은 튀는 느낌이나 센 느낌보다, 나이가 적지 않은 남자분임에도 감성이 있어 보이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시집의 표지는 더 그랬다. 표지에는 작게 아기 고양이 두 아이의 뒷모습도 사랑스럽다. 한 장을 넘기면 나오는 ‘시 쓰는 사람의 말‘을 읽고 나서, 시를 잘 모르는 나지만 그냥 표지에서 받은 느낌 그대로 사랑스럽게 읽어도 되겠구나 하는 안심을 하게 되었다. (개소리해도 시적 허용이 도 되고 /
이해가 안 돼도,그럴 수도 있지 괜찮아 /
얼마나 시 짓고 시 읊기 좋은가 3p)
시는 이해가 되지 않아도 그럴 수도 있지 하는 마음으로 읽으면 된다. 그래서 나는 시를 읽는다. 세상은 이해가 되지 않는 것들이 너무도 많지만, 그럴 수도 있지 하는 여유와 연민, 다정함이 때로는 필요하다. 그래서 감히 시를 같이 읽기를 청한다.

🍂 시집에서 가장 애정했던 시는 ‘어떤 책장‘이라는 제목의 시였다. 때때로 낭독하고 싶다는 생각에, 시 전문(짧다!)을 휴대폰 메모에 옮겨 적었다. 나 역시 표지가 예뻐서 사고 (사실 이 시집이 그랬다) 버거운 책은 많고, 의지와 상관없이 간택당한 책이 있다. 세상에. 의지와 상관없이 간택당한 책이라니. 이런 생각을 못 했는데, 지금 와 보니 그런 책이 꽤 있다. 그러게. ‘칭찬 같은 어릴 적 꿈‘이나 마지막 줄은 살짝 슬픔과 아련함이 스며 나온다. (아, 시 전체적으로 자기 고민과 성찰의 내용이 많다.)

🍂 참고로 이 시집 25쪽은 불빛에 비추면 뒤에 거꾸로 인쇄한 글이 하나의 글로 비춰나오고, 중간중간 컬러풀한 사진도 있어서 순간순간 재미도 있다. 아직도 여름인가 싶은 더위가 오후에 있지만, 그럼에도 가을이다. 9월 또 다른 시집도 읽어 보고, 내 주위도 시집 한 권 읽을 수 있는 ‘그럴 수도 있지‘의 여유가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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