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 대한 비관을 받아들이는 것. 영화 <달콤한 인생>에서 인상적인 조연 황정민의 대사 ˝인생은 고통이야. 몰랐어?˝가 생각났다. 부제에 나와있는 아포리즘의 뜻을 몰라 찾아보니 문학비평용어 였다. 깊은 체험적 진리를 간결하고 압축된 형식으로 표현한 짧은 글로, 격언·경구·잠언 등을 의미한다고 한다. 나만 몰랐던 용어였을지도.
🍉 쇼펜하우어가 세상을 떠난 지 150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우리가 오늘날까지 쇼펜하우어를 기억하고 그가 남긴 저서에서 인생의 해답을 찾으려는 이유가 뭘까? 쇼펜하우어는 잘 모른다. 그저 염세주의자로 알고 있다. 그런데 막상 책을 읽으니 치열하게 삶을 살아가라 한다. 그렇다고 그것이 욕심을 부리거나 행복만을 쫓는 것은 아니다. MBTI를 신봉하는 건 아니지만, 논리적인 대문자 T가 던진 차가운 팩폭이 오히려 위로가 되는 느낌도 든다.
🍉 쇼펜하우어의 ‘우정을 우연에 맡겨서는 안 된다‘는 챕터에 대해서 남겨본다. 지금 사회에서 우정을 지키는 자신의 규칙이 있을까. 관심을 갖고 응원을 하며 실질적인 도움을 주려 노력하되, 선을 넘지 않으려 한다. 선을 넘지 않는다, 이 부분을 최근에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요즘 나의 캐치프레이즈는 무심한 듯 다정하게, 다정한 듯 무심하게. 작은 연민과 연대를 지향하되, 어려운 상황에서는 적극적으로 돕고 응원할 마음은 품고 싶다.
📚 이 책을 읽으며 나 자신에게 계속 질문을 던졌다. 현재 하고 있는 일(직업, 취미 포함 모든)에 권태를 느끼는 편인지, 혹은 만족한 상태인지. 자신의 실수를 감당하고 작은 일에 만족도가 높은 사람인지. 한 번의 좌절이 하나의 정답으로 귀납되고, 방황의 끝에서 남들에겐 없는 도출된 나만의 소양, 성격은 무엇인지. 그리고 가장 어려운 질문. 쇼펜하우어가 지금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던진 질문. ‘왜 사는가? 무엇을 위해 사는가? 가치있는 삶이란 무엇인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하는가..‘ 나는 아직 모든 질문에 명확한 대답을 하진 못했다. 그러나 어느 정도의 나만의 대답은 가지고 있다. 그리고 삶을 살아가며 계속해서 질문하고 성숙해져야지. (음. 일단 인간부터 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