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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은 가장 좋은 계절이잖아.
맞아. 모두 여름을 기다리면서 살지.
예쁜 이름이야. 기억하기 좋은 이름이야.
햇살, 바다, 모래, 호수, 나무 그늘, 풀벌레, 지푸라기 모자, 수박, 파라솔, 아이스티, 레이스 커튼... 여자들은 여름의 이름들에빠져들었고 나는 아네뜨의 회색 소파에 깊숙이 몸을 밀어 넣었다. 한없는 여름 예찬에 귓불이 더워 왔다. 그것이 우리가 함께하는 지금 이 계절의 이름이든, 나라는 사람의 이름이든 상관없었다.
- P71
하루에 한 가지 이상의 것을 하지 않는 일정도 그렇다. 오늘허니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사진을 찍었다면, 내일은 할아버지의 유품을, 다음 날은 아네뜨의 가족사진을 본다든가 하는 식이다. 우리의 일정은 오후 5시면 끝났고, 간단한 저녁을 지어 함께 혹은 따로 먹은 후, 곧장 각자의 공간으로 흩어져 각자의 시간을 가진다. 누가 뭐라 할 것 없이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여긴다.
- P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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