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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모르지만 훤아. 무슨 말인지 알아. 살아간다는 자해, 타살되기를 기다리는 삶. 나도 너무너무 알아. 결혼 축하해.
- P11
어느 순간부터 삶은 최선과 상관없는 문제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슬아를 만났어. 살아 있음에서 오는 책임은 무겁지만 그래도 사는 게 좋아졌다.- P14
사는 나와 쓰는 나 사이 슬픔에도 시차가 있다는 이야기로 들었어. 어떤 중요한 장면에 우리는 늦는다. 띄엄띄엄 돌아가서 기록한다. - P16
따뜻하고 청결한 집에서 건강한 몸과 마음을 향해 일상을 다듬다 보면 감사한 기분이 들다가도 가끔은 이 모든 것이 가짜 같아. 슬픔을 팔아서 받은 것들로 행복해졌으니까.- P21
충분히 담아 오지 못할 가능성이 두렵다. 놓친 풍경을 일 년 동안 생각할 때도있다. 대개는 같은 장면을 다시 만나지 못한다. 그렇게 카메라를 세 대씩 이고 다니는 사람이 된다. 가능성 때문에,
아무것도 흘려보내지 못하는 사람이 되는 거.
- P61
TV와 넷플릭스 없는 일주일은 아주 느렸어. 느려서 좋았다.
- P69
만드는 사람은 많고, 보고 듣고 느끼는 사람은 적다. 누군가 소비해야 우리는 계속할 수 있는데, 일단 작가끼리,
업계인끼리 소비한다. 입소문이라는 자연 발생을 기다린다. 결국 지속을 못 해서 사라진다. 사라지는 게 두려워서노골적인 홍보를 할 수도 있겠지. 나는 뭐가 되고 싶었던 걸까. 순수라는 환상을 가지고 있는가. 짜치는 홍보에 대한 거부감, 내 작품에 대한 자의식 과잉, 그러나 이번 앨범 때ㅈ지출한 제작비는 벌어야겠다는 탐욕을 품고서…….
사월- P8
어차피 우리는 서로가 있는데도 서로 그리위하지만.
- P92
글 쓸 때도 그렇지. 나는 산문 쓸 때 그게 진짜 어려워. 광활한 공간을 만들고 싶은데, 한 문장 한 문장 잘 세공하다 보면 문장에 매달리게 되어서...... 더 어려워지더라.
- P149
뭘 이렇게 많이 찍고 만들었을까. 휴지통에서도 삭제되면 데이터는 영원히 사라지게 돼. 되돌아갈 수 없는 상태니까 죽음이라 불러도 될까. 무한 복사 가능한 파일들도 클릭 몇 번이면 끝을 맞는다.
우리는 계속 우리의 일부를 지워 나간다. 스스로 자초한무수한 죽음 사이에 둘러싸여 산다.
- P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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