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싫어하는 건 쉬운 일이다. 뒤에서 욕하는 것도, 조롱하는 것도. 욕할 거리는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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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했던 척하지 마. 네 감정을 과장하지 마. 정수연의 죽음을 너희의 일로 만들지 마. 슬픈 사람은 정수연의 가족이랑 친구들이야. 너희는 정수연이랑 아무 사이도 아니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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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보기에는 사소해 보일 일이라서, 의미 부여한다는 소리를 듣고 싶지 않아서, 죽은 다음에야 친한 척하는 건 아닐까 스스로가 위선적으로 느껴져서, 어디에다가도 꺼내 놓지 못했던 기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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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는 오래 못 살아. 길어야 이 년에서 삼 년이야. 매일보던 애가 어느 날 사라지는 경우도 되게 흔해. 사체라도 발견할수 있으면 다행이고, 어디서 어떻게 죽었는지 알 수 없을 때가 더 많아. 그러니까 얘들한테 이름을 붙이는 거야. 이름을 붙이고 눈에 보이는 동안 자꾸자꾸 불러 보는 거야. 그렇게 하지 않으면 금방 잊어버리게 되거든. 우리 엄마한테 배운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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