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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미와 나이가 주는 무게, 삶의 가치 3종세트를 절대 무겁지 않게, 심지어 밝고 살짝 코믹하게 공감하는 책을 읽었다. 제목을 다시 읽어본다. 이 나이는 몇 살일까? 우리 사회에서는 암묵적으로 이 나이면 무엇을 이루었어야 하고, 이 나이엔 이런거 하면 안되고, 저 나이엔 칭찬받는 게 이 나이엔 철 없다는 시선을 둔다. 만약 ‘아닌데?‘라고 하는 누군가 있다면, 난 ‘ 멋있셔‘하면서 바라볼 뿐. 그리고 ‘이 나이‘ 옆에 ‘기어이‘ 라니. 뭔가 안 될 이유도 많은데 뭔가를 했다는 귀여운 뻔뻔함이 느껴진다.

🎶 평소 ‘취미가 너희를 구원하리라‘를 마음에 품고 사는 나로서는, 취미를 가질 시간도 돈도 없던 부모님세대에 죄송했고, 여유도 관심도 없던 우리 세대는 이해가 되기도 하고, 취미도 스펙으로 여겨져 많은 취미에 스트레스 받는 아이들을 안쓰러워했다. 그리고 꿋꿋하게 내 취미를 이어갔다. 그 올드하다는 책을 읽고, 피아노는 연습은 안해도 사랑했으며, 낑낑거리는 바이올린을 다시 시작한지 일 년 반이 되었다. 그렇지만 나를 구원하는 취미라는 건 돈과 시간이 필요했다. 잠 잘 시간도 모잘라 쓰러지던 내가 무슨 취미며 (결국 한참 시절의 베이스기타는 우리집 고물로), 계획 없던 퇴사 후 백수가 된 내가 취미에 쏟을 돈이라니.

🎶 그럼에도 어떻게 어떻게 취미를 이어가고 있는 내게 이 책은 공감과 위로였다. 그래서 우리는 이 나이에 기어이 하고 있다. 저자 역시 같은 장애물이 있었지만 얼떨결에 취미를 시작한다. 꼭 취미가 아니라도 모든 너무 많은 고민을 하면 아무것도 시작할 수 없는 법. 비용이 신경쓰여 첼로케이스는 검은 자루(그리고 ‘시체유기용 바디백‘이라는 용어를 같이 쓰는 작가님. 아이구 어머나)부터 시작. 그리고 시작되는 이야기들. 첼로는 저자를 또 하나의 세계로 가게 해 준다.

🎶 여담. 책 보다 작가님을 먼저 만났다. 아줌마, 사모님, 어머님 호칭에 불끈하는 책내용을 볼 때마다 우아하고 귀여운 작가님께 그럴리 없다고 도리도리질을 하며 읽었다. 라디오작가와 출판번역을 하신다는 얘기를 듣고 난 얼마나 부러워하며 봤던가. 난 애도 없는데 자꾸 어머님이란 소리를 많이 듣는다. 우리 호칭 좀 바꿔요. 아이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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