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사실관계에서 진실과 거짓은 구별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게다가 열 가지 거짓을 말하는 것보다 아홉 가지 진실을 말하고 한 가지의 거짓을 말한 것이 더욱 큰 거짓일 때도 있습니다. 또한 진실의 장막은 닫혀 있는 것이 더 안전할 때도 있는 법입니다. 때로 진실은 가혹하고 현실은 냉정합니다. 진실의 진짜 적은 거짓이 아니라 진실의 신격화이며, 우상을 제거할 때 진실이 드러나기도 합니다.
- P245
인간세계에서 진실은 양쪽 극단의 중간쯤 어딘가에 있을것입니다.
양쪽 극단이 우리와 매우 가까이 존재한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투자와 투기, 절세와 탈세, 선물과 뇌물, 차이와 차별, 우연과 운명이 구분이 어려운 회색지대에존재하듯이 실수와 실패, 재주와 재수, 환락과 환난, 매력과 마력은 그 의미가 쉽게 혼용되어 사용됩니다. 나에게 진실인 것이 타인에게는 거짓일 수도 있고, 애초에 진실과 거짓의 문제가 아닐 수도 있는 것입니다.
- P249
법원이 판결을 확정하더라도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을 뿐, 피해자가 가해자를 용서하는 것은 다른 차원의 일입니다. 피해자가 용서하는 것이 가해자인지, 그 잘못된 행동인지도 명확하지 않습니다. 인간이 타인과 그 잘못을 용서하는 것이 가능한 일일까요? 내가할 수 있는 것은 나를 향한 용서에 대한 감사뿐입니다.
- P251
나는 삶의 허무를 그대로수용하면서 나만의 의미를 부여하고 실천하려고 노력합니다. 천국은 지옥 안에 있고, 지옥도 천국 안에 있기 때문입니다.
- P275
우리는 구체적 경험을 축적해 추상적 이론을 만들고, 경험을 반복함으로써 진리를 깨닫습니다. 좋은 경험이 항상 내 안에서 선한 원리를 만드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나쁜 경험은 악한 원리로 일반화되기가 쉽습니다. 인간의 이성은 불완전하고, 감성은 변덕스러우며,
경험은 한정적이기 때문입니다. 믿음은 과거의 경험에서 비롯되고, 현재의 사랑을 거쳐 미래의 소망으로 발전하는 과정을 반복합니다.
- P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