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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에 취한 사람은 얼굴에 드러나는 사연이 모호했다. 얼굴만 봐서는 마음을 읽을 수 없었다.
술에 취하면 진심이 드러난다는 말을 나는 믿지 않았다. 대개는진심 속에 숨어 있던 야만성이 드러나곤 했다.
- P300
도무지 적응되지 않는 은밀한 혐오. 지난 십여 년 동안 나는 견뎠다. 나카스 거리에 서 있던 순간을 떠올리면, 못 견딜 일도 아니었다. 그러나 견디는 건 옳은가.
익숙해지는 건 필연인가. 나는 아직 답을 몰랐다.
- P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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