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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나의 속되고 척박한 마음에도 신앙이라는게 자라난다면 그 씨앗은 ‘보편‘이라는 단어일 것이다. ‘모든 것에 두루 미치고 통한다‘는 의미의 이 단어가 주는 울림이 살면 살수록 커진다.
- P141
나에게는 하나뿐인 하루, 하나뿐인 삶이 저이나 그이도 겪었던 반복적인 패턴의 재현일 뿐이라 생각하면 쓸쓸하다. 
- P142
시간차는 있을지언정 우리에게 공평히 깃드는 무엇이 전혀 없다면, 어떻게 사랑과 우정과 문학이 가능할 수 있을까. 그러므로 내게 소설을 나누는 일은 나의 개별성과 우리의 보편성을 동시에 탐색하는, 가장 덜 기만적인 수단이기도 하다. 
- P144
소중한 대상을 잃어버린 인간은 애도의 과정을 통해 상실감을 극복하고 현실의 자리로 돌아가야 하며, 이때 상실의 대상은 사랑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자유나 이상과 같은 존재가 될 수도 있다. 만일 애도 작업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하면 인간은 슬픔의 과정을 계속 되풀이하는 멜랑콜리(melancholy) 상태로 빠져든다. 
- P149
작은 하자나 불편 사항도 말 꺼내지 않는 편이 항상 나았다. 다른 누군가가 우리의 문제를 해결해줄 것이라는 혹은 해결해주지 않을 것이라는 절반의 가정하에 우리는 그 부탁에 대한 체력을 아꼈다.
- P156
그렇게 아무렇게 불쑥불쑥 꺼내도 미울 만큼의 미움을, 나는 잘 헤아릴 수가 없었다. 그런 마음은 어떤 것일까. 시시해 보일 만큼 자연스럽고 명이 긴 미움은 어떤 것일까. 
- P168
정확히 잘 기억이 안 나지 않습니까. 그러면서도 돈이 아까워서 앞에서 미안한 척하고 미안하다고? 미안하다고 말하지 마. 그건 너무 쉬워. 미안하다고 한 번만 더 하면 진짜..
진짜 조건이고 뭐고. 사진 다 뿌리고 죽여버릴 거니까.
- P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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