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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어먹을 로맨틱한 토마토달걀볶음
황효 (지은이), 새벽감성, 2024-06-24, 128쪽, 여행에세이

#신간
#빌로토달
#독립출판

🍊 프롤로그 직전 페이지의 단 한줄로 인쇄된 문장이 의미심장하다.
‘댁네, 여권은 안녕하신가요?‘
사실 난 이 의미를 이미 알고 있다. 이 책이 여행가자마자 여권을 분실한 후 생긴 여행 아닌 여행 에피소드 모음이기에. 그 다음에 이어지는 프롤로그는 여행에 대한 설레임으로 가득하다. 그런데...

🍊 목차를 보면 ‘여권분실‘로 시작되는 첫 챕터 제목으로 프롤로그의 로맨틱함이 단단히 박살나리라는 걸 누구나 알 수 있다. 목차를 쭉 타고 가니 마지막 에필로그는 ‘빌어먹을‘로 시작한다. 처음과 끝. 로맨틱한 설레임에서 시작된 여행은 빌어먹을 갈대의 마음으로 끝난다. 로맨틱한 건 모두 사기였고 반전처럼 분명 멍멍고생이 많았을 여행인데, 분명 그러한데, 또 그게 다는 아니었나 보다. 그럼에도 멍멍고생한 여행이 너무도 귀했나 보다.

🍊 사실 난 이 책의 기획을 발표하고 목차를 정하는 나날들에 동료 중 하나로서 옆에서 과정을 일부 목격했다. 같은 동료들 중 기억은 정확하지 않지만, 누군가 독자들은 실패한 여행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을 거란 걱정을 담은 비평을 했던 것 같다. 그렇지만 책을 읽고 나니 여권 바로 잃고 멍멍고생 잔뜩한 여행이 절대 실패한 여행이 아니었다. 왜 책으로 만들어야했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제대로 관광도 못한 이 시간의 기록들은 여행 그 자체였다.

🍊 책에 빠져들면서, 조금은 특별한 여행을 같이 나누는 시간이 또 누군가에게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남겨본다. 멍멍고생 여행에도 일상과 같은 안정을 주는 좋은 사람들과 순간을 경험하고, 일상 속에서도 여행 같은 특별한 순간을 우리 스스로 만들 수 있다는 건 그냥 그런 흔한 말 뿐인게 아니다. 이미 알고 있지 않은가.

🍊 더더 마음에 남아있던 구절들

🌱여권이 없어졌다. 새벽부터 부지런히 움직여 중국 땅을 밟은 지 두 시간 만에 발생한, 믿고 싶지 않은 상황이었다.
12

🌱맨몸으로 일어서야 했다. 단돈 오만 원으로 서울에 올라와 가게를 꾸린 자수성가한 사람의 감정이 이런 기분일까? 
23

🌱그만 먹고 싶다고 말도 못 하고 주는 대로 감사히 먹어야 하는 상황에 시나브로 토마토 인간으로 변해갔다.
61

🌱기억 속을 여행하다가 로맨틱한 상하이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빌어먹을 갈대 같다.
125

🌱무언가 일이 안 풀리고 막힌 것 같다면, 기회의 순간일수 있다. 서류 접수조차 안 되고 상황이 얼어붙은 것 같던그 나날들이 이렇게 이야기로 풀려 책 한 권이 됐다. 
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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