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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두 사람은 충분히 실제로 있을 법한 사람들이면서도 실제의 상황을 초과하는 사람들이다. ‘현실‘이란 묘한 것이라서,
많은 이가 오늘날 세계가 처한 ‘현실‘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그와 별개로 자신의 ‘현실‘을 유지하며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 P106
‘어차피 세상은 멸망할 텐데‘의 다음에 이어질 구절이 반드시 냉소적이라 믿지 않는다. 뒤따를 문장이 기어코 허무에 가닿을 수밖에 없다고 믿는 이들이야말로, 그 냉소의 제스처와 달리 일인분의 삶을 초과하는 욕망을 은폐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 P107
어차피 세상에 끝이 있다면 끝까지 최대한 살아볼 수밖에 없다. 
- P108
주호와 희주가 천천히 함께 수영을 배워나가듯, 우리 역시 우리의몸에 맞닿은 이 세계에서 흔들리고 휘어지면서 갈 수 있는 만큼 나아가길 최선을 다해 희망해야 한다.
- P110
제한적으로 이해하더라도 한 권의 책을 손에 쥐는 경험은 유의미하다.
- P119
지적 호기심은 커녕 생에 호기심을 잃은 듯한 학생들을 깨우다 지친 날, 사실 주체성이란 드문 자질이 아닌지, 인생을 더 나은 방향으로 영위하려는 꿈과 끼가 모두에게 잠재되어 있다는 믿음은 미신이 아닌지 의심했다. 
- P123
노동 착취에 시달리며 형벌 같은 생존을 이어가지만 어떤 비판 의식도 벼릴 수 없는 죄수가 된다는 뜻도 아니었다. 아무도 예단할 권리는 없었다. 
- P134
곽은 상자 속에 있던 피낭시에, 혹은 다쿠아즈나 비스코티일 수도 있는, 유럽 어느 언어로 된 이름이 분명한 디저트를 하나 입에 넣었다. 역시 달콤했다. 경박한 단맛이 아니라 깊이가 있고 구조가 있는, 하지만 묘사해보려고 하면 이미 여운만 남기고 사라져서 어쩐지 조금 외로워지는 달콤함. 사람을 전혀 파괴하지 않고도 패배시킬 수 있는 달콤함.
- P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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