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상스의 눈..
sbsbsb2063 2023/01/14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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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
- 막상스 페르민
- 12,600원 (10%↓
700) - 2019-01-31
: 534
이 책의 역자는 창작자이자 번역가이다. 역자가 수없이 직역, 의역에서 줄타기하며 이뤄낸 결실이다. 이 존재는 다른 세계로 끌려나와 변형되었지만 놀랍게도 아직 그 자체로 충분하고 아름답다.
이 책을 모두 읽고 밤 새도록 원서를 찾아보았다. 아직 배우지는 못했지만 이 책을 덮은 후 배우기로 결정한 프랑스어 원서, 지금 배우고 있는 이탈리아어 판, 어느 정도 자신있는 스페인어와 영어 판. 모두 하나씩 찬찬히 읽어봐야 겠다. 나에게 전율과 울림을 전달한 이 작품은 아직 나의 세계에서만 본 것이다. 이 작품이 원래 탄생한 세계에서, 그리고 다시 변형되는 새로운 세계에서 볼 수 있다면 이 작품이 가진 고유한 아름다움을 진정으로 알아내는데 한발 짝 더 다가갈 수 있을 것만 같다. 대단히 압축적인 소설로, 알베르 카뮈와 사르트르만 알던 나에게 다시금 충격을 준 프랑스 소설이다. 눈 외에 작가의 다른 소설들의 작품들을 펴읽지 않을 수 없다. 일본과 프랑스, 시인과 곡예사. 전혀 만날 것 같지 않은 두 존재인데, 그 만남이 이루어지는 이 소설은 그것을 가장 아름답게 그려냈고, 삼십 대가 되기까지 이름을 알리지 못했던 무명 작가를 프랑스를 대표하는 작가로 세상에 알리게 되었다.
나는 예술적인 교감이라는 것이 가능한지에 대해 의문을 품고 그것이 어떤 것일지 궁금해하며 한편으론 허영이라고 의심해온 사람이었다. 하지만 눈을 읽고 그것이 가능할 수 있음을 어떻게 믿지 않을 수 있을까? 청출어람이라고 했던가, 제자는 단순히 배우는 존재가 아닌 스승에게도 가르침을 줄 수 있는 존재로 거듭나고, 둘은 예술적 교감의 유일한 대상이 된다. 아른거리는 것만 같은 눈의 이미지도 인상적이다.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눈>의 첫 문장을 읽었을 때, 내 눈앞도 하얘지는 것만 같았는데, 비극의 시작점인 눈의 이미지도 아름답게 느껴진다. 3부작 중 다른 두 작품을 읽지 않을 수 없다. 프랑스 문학은 여전히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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