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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gop79님의 서재
  • 라디오 탐심
  • 김형호
  • 14,850원 (10%820)
  • 2021-12-06
  • : 99

탐심 貪心

[명사]

1. 탐내는 마음.

2. 탐욕스러운 마음.

담청색의 표지에 라디오 일러스트.

쾨벨스의 주둥이라는 문구가 특히 마음에 들었다.

강원도 지역 방송 기자인 작가는 항상 마음속에 품었던 라디오에 대한 열정으로

10년간 모은 라디오가 1,000여개쯤 된다고 했다.

개인이 천여개를 넘게 소장하고 있다는 것부터 놀랐는데,

이미 1,000개 넘게 소장하고 있는 라디오 수집가만 100명이 넘고,

박물관까지 세운 분은 3분이나 계신다니 여지껏 라디오의 세계를 잘 몰랐던 듯 싶다.

저자도 박물관을 열어볼 심산이었는지 모르나,

100명의 중의 라디오 수집가 어느 한 분은 박물관을 꿈꾸다가 이제는 일흔이 넘으셨다니

저자는 그때 어떤 생각을 했을까 궁금해진다.

저자는 라디오 역사나 학술적 의미뿐만 아니라 그 동안 잘 알지 못한

라디오 속에 비춰진 삶도 같이 이해하기를 바라는 듯 싶다.

라디오 탐심은 저자가 바라는 자생력은 아직 모르겠지만, 생명력을 가진 듯 싶다.

책을 덮은 지금도 라디오 사진만 봐도 이런 저런 이야기들이 떠오를 듯 싶어서 말이다.




저자 가족의 첫 라디오 였다는 티볼리 오디오.

깔끔하고 예쁜 겉 모습에 내 마음도 끌었지만,

저자의 가족이 라디오를 듣고 있는 모습을 그려보자니 왠지 나도 따라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내가 사는 집이 단독이 아니라서 조금 아쉽지만.



호주에 사시는 트리시 리어 할머니의 라디오 이야기는 왠지 우리도 언젠가 그런 라디오의 신세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서글픈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듯 블루투스 기능을 연결해 리모델링 해 준 제니스 835 모델 이야기에서 희망도 느껴본다.

그 많은 라디오들을 어디에 보관했던 걸까?

처음에는 주택의 축축한 지하실에 두었다고 한다.

불편하고 미안한 마음에 잠못드는 날들이 늘고,

보관 방법을 고민하던 그 즈음에 갑자기 어머님이 돌아가셨다고 한다.

그때 한동안 방황을 많이 하다가 다시 고민을 하다가 라디오의 안식처를

찾아주기로 결심한 것 같다.

아내분과 상의해 보관할 창고를 지었는데, 이런 이유들로

이 창고 이름에 어머니 이름을 붙여 '모던춘지'로 정한 것 같다.

일단 사진속의 외관상으로는 창고라기 보다 박물관에 더 가까워 보인다.

현재는 아내와 주말이면 책을 읽고 음악을 듣는 휴식 공간이라니, 심히 부럽다.



라디오 수집 이야기를 하면서 디오게네스 증후군 이야기를 잠깐 하는데,

라디오는 아니지만 나도 무작정 모았던 것이 하나있다.

무턱대고 쌓아두던 시절이 있던 나라서 공감이 많이 됐다.

나도 객관적 타자(他者)로서 즐기는 이가 되야지.

수리는 대체 어떻게 하지?

방송국 기자로 일하는 작가는 회사의 필요때문에 무선설비기능사를 땄다.

이때 기초적인 기술을 습득해서 라디오 수리를 시작했다고 하는데,

왠지 나도 무선설비기능사 자격증을 따고만 싶어진다.

예전에는 재미없어 보였는데, 지금은 납땜질과 회로도 보며 공부하는게

재미있을거 같다. 라디오 수리까지 해보면 정말 더 재미있을텐데...

라디오 조립경진대회 이런 대회들이 불현듯 떠올랐다.

라디오를 인문학적 콘텐츠로 생각했었다고 하는데,

아예 사람으로 생각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더군다나 망가진 라디오를 수리해서 다시 작동할때

숨을 불어넣었다는 생각이 들법도 하니까.

비록 기계이지만 망가졌다고 버리는 건 왠지 나조차도 미안해진다.

꼭 라디오가 아니라도 말이다.

트랜지스터 라디오의 등장. 정권교체

어느새 진공관 라디오들이 사라지고 트랜지스터 라디오들이 등장한다.

미국의 리전시 TR-1에서 쓰는 22.5V 건전지를 구하지 못해 몇 년을 기다리고,

폴리텍대학교 어느 교수님의 가변 트랜스로 겨우 22.5V 전원을 연결해

들었다는 리전시 TR-1의 첫 라디오 방송.

리전시를 통해 듣는 라디오 나도 들어보고 싶다.

1954년의 라디오 TR-1, 외관이 너무 훌륭하다. 지금 나와도 손색없겠는데?

이렇게 예쁜 외관의 트랜지스터 라디오가 만들어진 배경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냉전의 선물이라니 아이러니 하다.

수 많은 종류의 라디오 이야기를 들으면서,

라디오 속의 많은 이야기도 듣게 되었다.

그 속에 철학도 있고, 삶도 있다.

언젠가는 저자의 라디오 창고를 방문해보고 싶은 마음도,

나도 저자처럼 라디오 탐심도 내본다.

앞으로 계속해서 들려줄 라디오의 이야기가 궁금하다.

* 이 도서는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작금의 라디오는 쿨해 보이지만 핫한 본질을 숨길 수 없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뒤로 물러나야 했지만, 실은 여전히 생명력을 잃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도 라디오는 카멜레온처럼 변신 중이다.- P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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