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인간 내면에 짙게 드리운 고독과 음울에 어쩐지 공감이 가서(‘맞아, 살면서 나도 이렇게 생각한 적이 있지’, ‘이런 고독감이 뭔지 나도 잘 알지’, ‘요조와 나는 비슷하다!’하는 동질감이랄까) 쭉 이입하여 읽었지만서도 완독 후 시간이 꽤 지나고 다시 돌아보니 글쎄… 결국 자신에 대해 지대하게 관심이 많은 어떤 궁상맞은 인간의 지독한 자아도취였을 뿐이라는 인상 또한 남은, 묘한 작품. 내가 다자이 오사무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아무튼 살면서 한 번은 읽고 생각해 보기에는 괜찮은 작품이 아닐까 싶지만 아직 자아 정체성 확립이 되지 않은 사람에게는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