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반까지만 해도 다소 작위적이라고 느껴지는 설정과 여성혐오적 요소가 상당히 거슬렸지만 중반 이후부터는 인물 간 갈등, 심리 묘사에 흡인력을 느껴 즐거이 완독할 수 있었습니다. 작가님 작품은 처음 접했습니다만 플롯을 치밀하게 잘 구성하신다고 느꼈습니다. 로맨스와 판타지, 두 마리 토끼를 제대로 잡지 못하는 어영부영 로판이 넘쳐나는 판에서 이렇게 둘 다 확실히 잡은 작품을 접하기는 영 쉽지가 않더라고요. 배경 묘사도 어찌나 세밀한지 장면 하나하나가 시각화되어 마치 영화를 본 듯한 착각마저 듭니다. 간만에 여운이 남는 로판을 읽게 되어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