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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sopia님의 서재
  • 성에 대한 얕지 않은 지식
  • 이인
  • 13,500원 (10%750)
  • 2017-05-25
  • : 260

 

프리다 칼로. 멕시코 화가. 평생 서른 번이 넘는 수술을 견디고 늘 한 사람 디에고 리베라를 마음에 담은 그녀. 아이도 낳을 수도 없고 한 여성으로서. 아내로서, 딸로서 누리는 삶을 제대로 살 수 없었던 그녀에게 그림은 그녀 그 자체였다.

책장을 넘기며 눈에 익은 그림을 보고는 반가움이 먼저 툭, 튀어 나왔다. 프리다 칼로의 그림 「뿌리」였다. 자신의 온 몸을 기반으로 줄기가 뻗쳐나가고 그 끝마다 대롱대롱 잎사귀가 매달렸다. 사고로 온전하지 않은 그녀의 다리는 긴 드레스에 가려져 인어처럼 나풀나풀 거린다.

여성이 사회에 두 발을 내딛고 서게 된 날은 언제부터일까. 성해방의 투쟁으로 얻은 여성의 지위는 지금 만족스러운가. 현재, 여성과 남성의 두 성이 평등하게 대등하게 마주보고 있는가. 진정으로 여성답다는 것은 무엇일까.

성해방 앞에서 끊임없이 질문이 쏟아진다. 우리나라는 ‘성’에 대해서 부정적인 생각이 많다. 불결하거나 금기시 되는 ‘성’의 개념은 늘 감춰지고 부끄러운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성행위는 인간의 행동 중 가장 아름다운 행위이며 그 행동으로 인해 자기만족뿐만 아니라 주변까지 다르게 보인다. 책속의 말처럼 자기 정체성의 근간인 것이다.

프로이드의 심리성적 5단계에서 남근기에는 초자아가 형성 되는 시기로 리비도가 성기로 옮겨가는 시기이다. 오이디프컴플렉스나 엘렉트라 콤플렉스의 시기를 겪으면서 자신에 대해 더 이해하고 부모에 대한 집착과 선망 그리고 콤플렉스 극복을 통해 자아를 현성해 나가는 시기이다. 리비도의 흐름에 따라 성은 가장 자연스러운 장난감이며 자기를 이해하는 도구가 된다. 단지, 쾌락을 통한 만족이 아닌 본능 그 자체로서의 자아인 것이다. 리비도를 통한 관찰과 경험은 가장 원초적인 쾌락을 자기 안으로 끌어들여 성장에서 성숙으로의 문을 열어준다.

우리나라는 교육만 주입식 교육이 아니라 여성과 남성의 관계도 늘 주입식이었다. 남성은 하늘, 여성은 땅이라는 말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남존여비 사상은 옛 시대를 넘어 지금까지 뿌리깊이 자리하고 있는 현실이다. ‘여자라서’ 혹은 ‘여자답게’를 강요하는 사회인 것이다. 급격하게 변화하는 사회 안에서 남·녀 평등이 더디게 가는 것은 아마도 여성과 남성의 성역할이 규격화되어 뿌리 깊게 박혀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남자만 공부하고 남자만 높은 직급에 올라가고 여자는 아이 낳고 살림하고 여자는 늘 남자의 뒤에 서 있는 그림자처럼 여기던 모습이 아직 사회 곳곳에 남아 있다.

‘보는 방법에 대한 투쟁’

우리는 얼마만큼의 시야로 성을 보려고 하는가. 성은 어둡고 나쁜 것이 아니다. 성은 그 자체로 즐기고 받아들이고 함께함을 통해 배려와 관계의 심리학을 배운다. 혼자서 할 수 없는 혹은 혼자서 할 수 있더라도 ‘성’ 그 자체는 나와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깔려있다. 행위 그 자체가 아닌 행위를 통한 배려와 만족 그리고 이해가 필요한 또 다른 대화 방식이다. 물론 그 이면에는 사랑이라는 감정이 녹아져 있어야 한다.

상대방을 보는 방법이 내 기준이 아닌 또는 나를 보는 방법이 상대방의 기준이 아닌 우리 자신의 프레임에 대한 투쟁 안에서 온전한 받아들임이 있을 것이다. 우리는 그 누구도 혼자 살 수 없다. 우리는 누군가와의 관계를 통해 희로애락을 느끼고 그 안에서 나 다움을 발견하고 정진해 나간다. 그 발걸음에는 멈추지 않는 투쟁이 필요하다. 그 어떤 것도 정답은 없다. ‘함께’라는 말 안에도 수많은 번뇌와 양보와 나눔이 필요한 것이다. 그 누구의 희생도 아닌 서로에 대한 배려만이 온전한 한 사람으로서 서로를 마주볼 수 있다. 지금, 내 곁에 있는 그 누구도 ‘덕’ 없이는 만날 수 없는 사람이다. 남성이든, 여성이든, 어떤 위치에 있든, 어떤 사고방식을 가졌든지, 어떤 환경에 놓이든.... 모두 상관없이 그 사람 그 자체로 빛나는 하나의 덕이다.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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