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1980sopia님의 서재
  • 나는 미생물과 산다
  • 김응빈
  • 13,500원 (10%750)
  • 2018-04-30
  • : 1,487

미생물, 육안의 가시한계를 넘은 미세한 생물.

 

『나는 미생물과 산다』는 제목을 보고는 미생물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다. 균이나 감염 물질로만 생각해오던 미생물의 반란 혹은 이유 있는 해명에 가까운 책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미국의 드라마 닥터 하우스의 한 에피소드가 생각이 났다. 주인공 닥터 하우스는 원인 모를 병으로 입원한 환자들을 돌보면서 그들의 병명을 찾는다. 어느 날, 한 입원환자가 오고 그녀의 증상은 그 어떤 병명으로도 진단이 되지 않아 뚜렷한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러던 중 그녀의 깔끔한 성격으로 몸속의 모든 세균(장세척에 집착)을 없앴다는 말이 힌트가 되어 치료가 이루어진다. 치료라는 것은 같이 사는 사람의 균을 몸에 넣는 것이었다.

 

이 책에도 나왔듯이 우리의 몸속에 대장균은 인간과 상리공생의 관계이다. 우리 몸에 필요한 비타민도 만들어주고 잡균이 들어오지 못하게 한다. 그러나 이 대장균이 창자가 아닌 다른 곳으로 옮겨가면 문제가 생긴다. 이것은 대장균뿐만이 아니다 레지오넬라균도 그러하다.

생물이 동물과 식물 그리고 미생물로 나뉘고 생물의 DNA에 따라 고균역, 세균역, 진핵생물역으로 나뉜다. 지구에 생명체가 탄생한 순서를 짚어 가면 미생물은 지구에 산소를 처음으로 선물한 존재이기도 하다. 책 곳곳에 미생물에 대한 역사와 그들을 연구한 학자 혹은 그들을 오해하게 만든 일화가 숨겨져 있다. 조금은 어렵다고 생각한 생물학 시간 같은 책이 쉽고 재밌게 읽히는 것은 미생물이 나서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풀어놓았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특히, 인상 깊은 부분은 태아에 관한 부분이다. 아이는 태어나면서부터 미생물을 품고 있다는 것이다. 무균의 존재로 봤던 자궁 안에서도 태아는 엄마의 미생물을 있는 그대로 받게 된다. 그래서 엄마는 먹는 것부터 잠자는 것까지 모든 부분에서 조심 또 조심해야 하지 않았을까. 자연분만으로 태어난 아이가 제왕절개로 태어난 아이보다 면역체계가 더 높은 것은 산고의 길을 타고 내려오면서 겪는 탄생의 과정에 있다는 이야기도 놀라웠다.

 

책에 나오는 이야기 중 ‘적당한 장소와 적당한 때에 맞게 존재한다는 것’은 미생물뿐만 아니라 우리에게도 맞는 이야기이다. 대장균이 창자를 벗어나면 위험한 나쁜 균이 되는 것처럼 자신의 자리를 벗어나 욕심을 부린다면 사람 역시 화를 입게 된다. 나의 그릇의 크기에 맞게 나의 마음의 자리에 맞게 산다면 늘 선하게 살 수 있지 않을까.

 

눈에 보이지 않는 미생물도 제 역할을 하며 살아 있다고 자신의 존재를 행동으로 보여준다. 그래, 살아 있다는 것은 그런 것이다.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