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의 밤에 고하는 말
묵 2022/12/26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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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안의 밤에 고하는 말
- 매트 헤이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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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12-07
- : 728
눈길을 끄는 것들. 일단 눈길을 끌면 소유하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비용, 필요성을 따지기 전에 ‘저것을 가져야 돼’라는 욕망이 마음에 피어올라 소비충동을 부추깁니다. 결국 지갑을 열고 물건을 가져오지만 비닐포장지도 뜯지 않고 그대로 둡니다. 잠시간의 만족감과 함께 이것의 필요성은 다 했습니다. 그대로 쌓여 있다 대청소할 때나 잠시 들여다보기도 합니다. 도대체 내가 이걸 왜 구입했을까? 구매한 당사자도 모르는 이유. 저것을 가지지 않으면 어떻게 될 것이라는 생각. 나는 소비사회에 욕망에 휘둘리고 있다는 것을 어렴풋하게 인지하지만 또 다른 욕망에 휩쓸려 제대로 생각할 시간도 없습니다.
욕망의 과잉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욕망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이 욕망의 덫에 걸려 진정 나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조차 모르는 상황에 처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자신을 들여다볼 여유도 없이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에게 현대인의 병인 불안과 우울이라는 것들이 찾아온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여기 자신의 공황장애, 범불안장애, 우울증 등의 이유를 살펴보며 ‘인간이 이 세상에 살면서 치러야 하는 심리적 대가’에 대해 들여다본 사람이 있습니다. ‘우리를 미쳐버리게 만드는 이 세상에서 우리 각자가 한 개인으로서 어떻게 하면 제정신을 지키’며 ‘인간답게 살 수 있는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지요. 그는 전세계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미드나잇 라이브러리>의 작가 매트 헤이그입니다. 저자는 여러 번 공황장애를 경험하며 나름의 극복방법을 발견해 냅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가 우리의 심리적 정서적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깨닫게 됩니다. 수많은 사건과 사고를 전파하며 불안을 부추기는 뉴스, 끊임없이 남과 비교하게 만들고 소비를 부추기는 SNS, 과도한 경쟁을 부추기는 생존경쟁 사회와 문화 등. 어느 시대보다 풍족해졌지만 행복보다는 불행한 상태에 머물러 있는 사람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은 세계의 뇌 속에 들어 있는 신경세포다. 자기 자신을 다른 모든 세포에게 끊임없이 송신해대고 과잉 적재도니 온갖 것을 앞뒤로 떠넘긴다. 우리는 멘붕에 빠진 행성에 거주하는 과부하된 신경세포들이다. 언제 터져버려도 전형 이상할 것이 없는.” (p.178)
"자신과 주변 모든 사람이 똑같은 문제를 지니고 있으면, 그 안에서는 스스로 어떤 문제를 겪고 있는지 감지해내기가 어렵다. (생략) 광기가 사회적 표준이 되면, 분별력을 챙기는 유일한 방법은 과감하게 남들과 차별화하는 것이다. 아니면 현대의 삶으로 인한 그 모든 신체적 잡동사니와 정신적 파편들 저 너머에 존재하는 진짜 자기 자신이 되거나. 용감하게. (중략)
사회의 조류가 우리를 특정 방향으로 끌고 가더라도 만약 그 방향이 우리를 불행에 빠뜨려 헤어나오지 못하게 한다면, 우리는 다른 방법으로 수영하는 법을 배울 수 있어야 한다. 우리 자신의 진실을 향해, 수많은 딴짓거리가 숨겨둔 진실을 향해 물을 거슬러 갈 수 있어야 한다. 우리의 생사가 거기에 달려 있을 수도 있다“ (p.108~109)
그렇다면, 우리를 혼란에 빠져들게 하는 이 사회에서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저자는 ‘인간 본연의 노래’를 잊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람들과 함께 있어도 또는 혼자 있어도 외롭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자신만의 내적 공간을 만들기,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위한 습관들이기, ‘마음의 잡종사니를 정리하고’ 좀 더 단순한 생활하기, 자신이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분별하고 받아들이기, 두려움과 감정을 수용하기, 깊게 호흡하기, 소음에서 벗어나 고요함 속의 소리를 듣기, 자연과 친해지기 등 여러 가지 ‘행복의 방법’을 소개합니다. ‘세상이 버거울 때 나에게 해주는 말’도 간단하지만 유용한 조언이다. ‘나 자신을 어떤 기준 안에 가두지 말기’, ‘아침밥 거르지 않기’, ‘나만의 특별한 결점 받아들이기’, ‘산책’, ‘죄의식 갖지 말기’ 등. 과거와 미래가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며 수용의 방법을 배우는 것. 자신만의 리듬을 발견해서 세상의 소란에도 ‘나의 소리’를 잃어버리지 않는 것이 매트 헤이그가 말하는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진보’입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전부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그 자체로 충분하다. 우리 주변에 도사린 투명 상어들에게 맞서기 위해 더 큰 배를 찾을 필요도 없다. 우리 잣니이 바로 더 큰 배다. 시인 에밀리 디킨슨이 묘사했듯, 뇌는 하늘보다 광대하다. 그 뇌로 현대 사회가 우리 감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항상 주의를 기울이고, 그런 현실을 받아들이고, 변화가 더 유익할 땐 변화를 받아들일 수 있는 활짝 열린 마음을 지니자." (p.300)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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