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서를 좋아하지 않는데 그 이유는 뭔가 결과 지향적이기 때문이랄까, 명사보다는 동사를 지향한다는 말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자기계발서는 명사의 느낌이 강하다.
그러니까 어떤 목적을 위한 방법론에 대한 얘기를 읽으면 '어떻게' 또는 '왜' 보다는, '무엇'을 해야하는 가에 초점이 맞춰진 느낌이 들어서 그런 글을 읽다보면 결국 그것을 하느냐 하지않느냐로 내 자신을 판단하게되는, 옳고 그름의 기준에서 나를 재단하는 느낌이 들곤했다.
<우리는 매일을 헤매고, 해내고>는 에세이이면서 또 자기계발서로 분류가 되지만, '무엇을 해야하는가'가 아니라 '무엇을 하지 말아야하는가'에 대한 얘기다. 13년차 방송인으로서 일과 인간관계에 있어서 자신을 힘들게 했던 것들에 대한 얘기를 통해서 무엇을 하지 않아야 내 자신이 행복해질 수 있는가를 자신의 경험과 다수의 사람들의 말을 통해 전한다.
사람마다 각자만의 톤이 있는데, 아나운서들은 본인의 톤과 딱 맞는 프로그램을 찾았을 때 더 빛을 발한다. 심야 라디오에 제격인 약간의 나른함이 느껴지는 목소리, 아침 프로에 잘 어울리는 에너지가 담긴 목소리, 뉴스나 드라이한 낭독에 들어맞는 신뢰감이 느껴지는 목소리가 있는 것처럼. 프로그램과 목소리의 주파수가 통할 때, 말하는 이도 듣는 이도 편안함을 느끼게 된다. p198
프로그램에 맞는 톤을 위해 '무엇을 해야할까'가 아니라, 내 목소리 톤에 맞는 프로그램을 '어떻게 찾을 것인가'로 시선을 돌리면 일과 삶을 대하는 태도에 여유가 생긴다. 다만 문제는 나의 '톤'이 무엇인지 먼저 정확히 알아야한다는 것.
나의 '톤'이 무엇인지를 알기 위해서는 내가 가진 장점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한다. 그런데 잘하려고만 하다보면 내 장점을 부각시키기보다는 단점을 보완하려고 하게되고, 결국엔 나의 톤이 무엇인지 모른채 애매한 상태가 되버릴 수 있다고 작가는 말한다.
그러면서 덪붙이는 한 마디가 인상적이다.
나도, 인생 조금 더 대충 살아야겠다. p201
임현주 아나운서를 유튜브에서 검색하다가 세바시(세상을 바꾼 시간 15분)강연을 보았다.
아름다움은 옭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선택의 문제라는 작가의 강연이 인상적이었다. 정형화된 틀에 맞춘 여성 앵커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편안하고 가장 본인다울 수 있는 모습으로 앵커 본연의 모습에 충실하고자 하는 노력이 인상적이었지만, 해당 영상에는 좋아요보다 싫어요의 숫자가 더 많았다.
상처받지 않기위해서 적당한 틀안에서 살아온 내게는, 행복하기 위해서 상처받을 것을 감내할 수 있다는 작가의 용기와 결단이 부럽다. 하고 싶은 걸 할 권리와, 하고 싶지 않은 걸 하지 않을 권리. 아름다움에 대해 선택할 권리를 응원한다.
대중에게 보여지는 삶을 살아야하는 방송인으로서 그가 걸어갈 길이 꽃길만 있을거란 생각이 들진 않는다. 그러나 간혹 만나게 될 가시밭길에 그를 응원할 많은 이들이 있음을 잊지 않기를 바라며, 나 역시 그들 중 한 사람이 되었음을 밝힌다.
사람마다 각자만의 톤이 있는데, 아나운서들은 본인의 톤과 딱 맞는 프로그램을 찾았을 때 더 빛을 발한다. 심야 라디오에 제격인 약간의 나른함이 느껴지는 목소리, 아침 프로에 잘 어울리는 에너지가 담긴 목소리, 뉴스나 드라이한 낭독에 들어맞는 신뢰감이 느껴지는 목소리가 있는 것처럼. 프로그램과 목소리의 주파수가 통할 때, 말하는 이도 듣는 이도 편안함을 느끼게 된다.- P198
나도, 인생 조금 더 대충 살아야겠다.- P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