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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는 왜 죽는가
  • 벤키 라마크리슈난
  • 19,800원 (10%1,100)
  • 2024-05-30
  • : 4,045

# 살 권리와 죽을 권리

2024년 7월 19일에 한국 찌라시에서 떡밥을 던지긴 했지만

필립 니츠케 박사는 이전부터 훨씬 알려져 있다.

Exit International이라는 단체를 운영하면서 소위 안락사 캡슐을 만들었기 때문.

호주에서 만들었는데 이번에 스위스에서 사용 승인이 난 데다

사용료가 한화 약 28000원이고 1분 내 사망 가능하며 

심지어 (불필요하게도?) 사망 시 약간 기분이 좋은 상태가 되기도 한단다.

질소 질식 과정에서 비율이 잘 맞으면 그럴 수도 있을 테지만 모... 


물론 '죽을 것이다'의 완전한 상대 개념이 '살 것이다'는 될 수 없다고 보지만, 

한쪽에서는 죽기위한 방법을 고민하고 연구하는 데

전반적으로는 항노화나 역노화 연구 분야에 돈이 엄청 몰리고 있는 아이러니.


이 책을 읽게 된 이유는

'노화의 정의' 조차 명확하지 않다는 말을 듣고 나서다. 


책은 상당히 생물학적이다. 

생물학적 기전(유전자, 세포, 단백질, 개체) 중심으로 설명되어 있고

노화의 정의부터 관여하는 물질들의 발견사 등 

역사적인 발전 순서로 잘 정리되어 있어

모모 의사들이 펴내는 '늙지 않는 법' 등의 책보다는 훨씬 신빙성있고 중립적이다

(관련 분야 학자임. 당연..)


# 150살 이상 살기

130살을 넘게 산 인간은 여태 없으며 사실 아무리 발전해도 150살 이상 살기는 어렵다는 

말을 책의 시작에서 한다. 수명과 관련한 여러 지표들을 설명하면서.

그러고보면 인간 수명의 연장은 전체적으로 두꺼운 분포를 그리면서 연장되어 온 것이 맞는 것 같다.

영아 사망률을 포함해서 젊었을 때 죽는 사람들이 줄고 다수의 사람들이 100세를 향해 살고 있지

특정 사람들만 천년 만년 사는 형태로 발전해 오지는 않은 것 같으니까. 

아무튼 도입 부분부터 체적과 수명이라든지 흥미로운 내용이 많았다. 



# 항노화와 역노화, 그리고 유행


(분자생물학적으로 노화로 인한 노쇠 세포 관련 물질의 축적을 막는) 두 가지 전략은 이런 물질들을 빨리 발견해 처리하는 것과, 단백질 생산 속도나 기전을 늦추거나 바꿔 우리 몸이 스스로 대처하게 하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열량 제한을 모방하는 약물이 이 범주에 속하는데, 가장 활발하게 연구되는 것은 라파마이신 등 TOR을 표적으로 하는 약물과 당뇨병 약인 메트포민처럼 아직 작용 기전이 잘 밝혀지지 않은 약물이다. NAD와 나이 들면 보충해야 하는 다른 영양소들의 전구체는 비타민과 비슷한 개념인데 역시 연구가 활발하다. -중략-오늘날 가장 관심이 집중되는 분야 중 하나는 세포를 재프로그램해 노화를 역전시키려는 시도다. (줄기세포 치료 등)



이 책의 미국 초판 발행이 2024년 3월로 되어 있는데 

책에는 언급되지 않지만, 사실 한 3년 전부터 이 분야 최고 인기 물질은 GLP-1인 듯 하다. 

노보 노디스크, 일라이 릴리 등이 임상에 계속 성공하고 시장에서도 반응이 폭발적인데다

당뇨(보다는 체중 감소)뿐 아니라 다른 대사 질환이나 심혈관 질환에도 개선을 준다는 결과들이 발표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이전.. ~2020년까지 매트포민의 시대였던 것이 이 약이 거의 만능처럼 여러 질환에 효과를 보였기 때문.

책의 내용도 이런 발견들의 성과를 기술하다보니 뭔가 청사진을 그릴 법도 하다.

우리가 몰랐던 물질을 발견하고 기전도 알게되면 불가능하리란 법도 없지 않나?



# 아니, 우린 영원히 살지 못한다


<2002년 세계 노화 과학자 51명이 발표한 입장문 내용> - 노화 관련 사망 원인을 모두 제거한다고 해도 기대수명이 15년 이상 늘지는 않을 것이다- 인간이 영원히 살 수 있으리라는 기대는 과거 그 어느 때와 마찬가지로 오늘날에도 실현 가능성이 거의 없다- 항산화제는 몇 사람들에게 약간의 건강 이익이 있을 수 있지만, 노화에 조금이라도 효과가 있다는 증거는 없다- 텔로미어가 짧아지는 것은 세포의 수명을 줄이는 데 어떤 역할을 할지도 모르지만, 오래 사는 생물종은 수명이 짧은 생물종에 비해 텔로미어가 더 짧은 경우가 많으며, 텔로미어가 짧아지는 것이 인간의 수명을 결정하는 데 어떤 역할을 한다는 증거는 없다- 항노화제라고 과대 포장되어 팔리는 호르몬 보충제는 승인된 의학적 용도로 처방된 경우가 아니라면 절대로 사용해서는 안된다- 열량 제한은 많은 생물종에서 그렇듯 인간의 수명도 연장할 지 모른다. 하지만 인간을 대상으로 실제 효과가 있음을 입증한 연구는 없다. 대부분의 사람은 삶의 양보다 질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열량 제한 효과를 모방한 약물들은 향후 더 많은 연구를 해볼 가치가 있다- 사람이 더 젊어지기는 불가능하다. 더 젊어지려면 노화 과정을 피하기 위해 모든 세포와 조직과 장기를 바꾼다는 불가능한 일을 겪어야 하기 때문이다- 생물복제와 줄기세포 분야의 발전으로 조직과 장기를 새것으로 바꾸는 일이 가능해질지도 모르지만, 뇌를 새로운 것으로 바꾸거나 다시 프로그래밍하는 것은 과학적인 사실보다 공상과학의 주제에 훨씬 가깝다



하지만 거의 단호함에 가깝게 그러진 못할 것이라고 한다.

과학이라는 분야의 특성 상 언제 뒤집힐 지는 몰라도 최소 현재까지의 발견과 지식으로 볼 때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


그리고 적게 먹는게 효과가 있을 거라는 얘기가 나오는데....

생명을 연장할 정도로만 먹으면서까지 오래 사는 게 목적인 사람들이 있을 지 모르겠다.

책 내용 대로, 그리고 나도 그렇고 많은 사람이 삶의 '길이' 보다는 '삶의 질'을 훨씬 중요하게 생각할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 분야 학자나 의사들이 말하는 삶의 질은

활동이라든가 관리가능한 정도의 질병 수준을 말하겠지만

사회적으로는 훨씬 더 크고 방대한 요인이 작용한다.

경제는 말 할 것도 없고, 집단, 관계, 환경 등..... 


물론 나는 반출생주의자이고 죽는 것도 지당한 권리이며 굳이 오래 살고 싶은 생각도 없지만, 

'생명체니까 산다'정도는 수긍할 수 있지만

'생명체니까 살아야 한다'는 별로 수긍이 가지 않는다.

왜 살아내야 하는지 잘 모르겠고... 생존 본능은 acute한 상황에서는 이해되지만 

만성적이거나 시간 지연적인 문제와 결합했을 때 과연 생존 본능이라는 게 적용되는 지도 모르겠으니까. 



# 45세라는 특이점, 그리고 노화를 대하는 마음


대부분의 연구에서는 인지 능력이 나이에 따라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나지만, 정확히 언제 이런 현상이 시작되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일각에서는 18세부터 인지 기능이 저하된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60세가 지나야 의미 있는 저하가 나타난다는 주장도 있다 영국 공무원들로 구성된 대규모 코호트를 10년간 추적한 연구에 따르면 기억력, 추론 능력, 언어 유창성 검사를 통해 평가한 인지 점수는 모두 45세부터 저하되기 시작했으며, 그보다 더 나이 든 사람들에서는 더 빨리 저하되었다. 큰 폭으로 저하되지 않은 유일한 범주는 어휘력이었다.



아직 만 45세가 되지는 않았지만 그 변화는 정말 잘 느낄 수 있다. 

  • 일단 이상하게 살이 찌는 것 같음 (... ;;;)

  • 왼쪽 팔을 들어 올릴 때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

  • 손가락 관절이 아픔

  • 기억력 지수적 감퇴 (단어든 뭐든 생각 잘 안남)


  • 뭐 다른 병도 있었어서 100% 노화를 이유로 삼긴 어렵겠지만

    45세는 갱년기 이행기이기도 해서 그런지 다른 나이 커브보다는 좀 더 강한 뭔가가 느껴지긴 함


    단지 외모적인 변화를 떠나 기능을 고려했을 때

    노화는 질병인가

    질병이 없는 것이 정상인가, 아니면 있는 것이 정상인가


    정상이라는 말이 되게 변성적이라 생각하기 나름이긴 하지만, 

    남은 삶을 어떻게 살 것인지 대해서는 관련하여 생각해 봄직 하다.


    더불어 주기적으로 봐야 하는 영상을 첨부한다.

    언제가 알고리즘에 떠서 봤는데, 

    보통 당연하게 또는 상식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하나도 당연하지 않다는 깨달음을 주는데, 

    이런 영상도 그런 것들 중에 하나다.


    늙으면 운동해도 근육이 안생긴다.

    늙어서 그렇다... 

    뭐 이런 것 다 떠나서 그냥 하는 사람들이 있다.

    아마 이분들만큼의 결과가 안나오는 사람들도 (개인차가 있으므로) 당연히 있을 것이다.

    근데, 그래도 내 깜냥 만큼은 효과가 있지 않을까?


    모든 일에 거의 체력이 관여하는 것 같다. 

    그리고 나이를 먹어도 퇴화할 건 퇴화하고 아픈 건 아플 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만큼의 뭔가로 남지 않을까

    스피노자의 사과 심는 마음과는 좀 다를 지도 모르겠으나

    늙어가더라도 운동하고 좋은 거 먹고 잘 쉬고 열심히 배우고 어울리고 일하고 일 벌이고

    그렇게 살다가

    일찍 죽으면 좋겠는데 말야.

    흐.... 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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