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항소이유서에 연관된 사건의 실체인 '서울대 민간인 감금·폭행 고문 사건'은 1984년 서울대 총학생회 간부생들이 교내의 민간인 4명을 사복경찰로 오인하여 감금, 폭행, 고문한 사건이다.
무고한 민간인 신분의 피해자 4명(이들은 유시민과 비슷한 청년 또래였다)은 서울대 학생증이 없었다는 이유만으로 총학생회 사무실로 끌려가 각각 2~6일간 감금되어 각목으로 구타당하고 물고문을 당했다.
이 사건으로 유시민은 구속 기소되어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 선고를 받았다.
따지고 보면 이 <항소이유서>는 유시민 등 피고인들이 어떤 거창한 민주화 운동을 하다가 기소된 것을 항변하기 위해 작성한 것이 아니라, 애꿎은 민간인 4명을 감금 고문 폭행한 것에 대하여, 칸트와 헤겔까지 동원해가면서 스스로의 폭력을 정당화하는 목적으로 레토릭을 총동원하여 작성한 글이라는 결론이 가능하다.
당시 사건의 여파로 신체적 후유증은 물론 정신적 트라우마에 시달리며 평생을 불구자로 살아가고 있는 민간인 피해자들의 관점에서 보면 이 <항소이유서>는 자신들의 폭력에는 반성 없는 확신범의 자가당착과 위선이라는 비판이 가능할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항소이유서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비판하면 다음과 같다.
1. 폭력의 정당화와 반성 없는 확신범적 태도
● 폭력의 합리화: 항소이유서는 프락치로 의심된 민간인을 감금하고 각목으로 구타·고문한 행위를 '정의로운 투쟁'이나 '불의한 정권에 대한 경고'로 포장했다. 목적이 정당하다면 수단은 정당화될 수 있다는 위험한 확신에 근거하고 있는 것이다.
● 피해자에 대한 공감 부재: 고문과 감금으로 심각한 신체적·정신적 피해를 입은 무고한 피해자(당시 외부인)들에 대한 참회나 반성 대신, 자신을 '진실을 밝히는 도덕적 주체'로 설정하여 피해자의 고통을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
2. 논리적 자가당착 (Double Standard)
● 독재의 폭력 비판하며 민간인 폭력 옹호: 군사독재의 폭압적인 고문과 인권유린을 비판하면서, 스스로는 무고한 사람을 납치하여 22시간~6일간 감금하고 폭행(물고문, 각목 구타)을 자행했다.
● 자유민주주의 신봉 vs 프락치 사냥: 항소이유서에서 '자유민주주의'와 '도덕성'을 강조하지만, 실제 행동은 의심만으로 민간인의 인권을 짓밟는 인민재판식 폭력을 감행했다.
3. 문학적 수사 뒤에 숨은 위선
● 도덕적 우월감에 찬 기소장: "모순 덩어리이기 때문에 더욱 내 조국을 사랑한다"는 등의 감상적이고 화려한 문체를 통해, 실제 행해진 잔인한 폭행의 본질을 가리고 도덕적 고지(High Ground)에 서려는 위선을 보이고 있다.
● 책임 회피: 주모자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음에도, 글 속에서는 직접 폭행을 하지 않았음을 강조하거나 조직적 폭력을 '시대의 비리'로 일반화하여 개인적인 책임을 최소화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4. 역사적 사실과 배치되는 명문(名文)
● 무고한 민간인 피해: 당시 피해자들은 프락치가 아닌 일반 시민(방송통신대생 등)이었음이 나중에 밝혀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시민의 항소이유서는 무고한 사람을 폭행한 사건을 '불의와 싸운 정당한 폭력'으로 미화했다는 점에서 역사적인 사실에 대한 위곡(僞曲)이라는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
요약하자면, 유시민의 항소이유서는 '정의'라는 이름으로 또 다른 폭력을 행사한 후, 그 폭력의 잔인함을 세련된 문장으로 정당화하는, 반성 없는 확신범의 자기변명이라는 관점에서 비판받아 마땅한 글이다.
결국 이 관점에서의 비판은 "유시민은 펜으로 정의를 썼지만, 그의 손은 폭력에 가담했으며, 그 간극을 메운 것은 진심 어린 반성이 아닌 화려한 변명이었다"는 점이 핵심이다.
물고문과 각목구타를 당한 무고한 피해자들의 피가 마르지도 않은 손으로 '정의로운 민주화 운동' 운운하는 (자칭) 출사표를 쓰는, 이데올로기 과잉의 유시민의 옛 모습이 그려지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