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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동님의 서재
  • 물 없는 수영장
  • 김선정
  • 11,700원 (10%650)
  • 2024-08-19
  • : 2,070
나는 보통 소설을 읽을 때 비문학보다 힘을 더 들여 읽는다. 성향 때문인지, 청소년기에 책을 많이 접하지 못해서인지 가상의 설정을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마음껏 작가가 펼쳐놓은 세계에 쉽사리 들어가지 못하는 것 같다. 그래서 늘 소설을 읽을 때면 펼치기 전부터 긴장부터 하는 버릇이 있다. 그런데 오랜만에 다른 경험을 했다. 분명 내지에 그림이 없는데 동선을 눈으로 따라가보고 기현의 옆에서 내가 마치 조력자라도 된 듯 몰입을 했던 것 같다.

내가 쉽게 흘려보낸 시간들 속 어떤 사건은 누군가는 기억하고 마음아파하며 이야기로 남기는 사람이 있다. 그 방식이 문학의 어떤 모양을 하고 있든, 예술작품으로 남기든지간에 그 이야기는 독자에게 너무 바쁘게 사느라 잊어버린 그것을 다시금 찬찬히 살펴보라고 다정히 손짓한다. 재미있는 이야기는 독자를 그 시간으로 어렵지 않게 인도한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문득 소설이 사회의 해부학과 같다고 생각했다.

'어떤 일을 계속 해도 되나'하는 윤리적 딜레마에 부딪칠 때 '먹고살기 힘들어서'라는 이유로 지속하거나 넘긴적이 있던가, 혹은 아등바등 사느라 무뎌지고 있는 우리를 어린이들은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을까. 학교에서 배운것과 다른 행동을 계속하며 실망을 주는 어른들을 어린이들은 신뢰하지 않는다.

이 소설을 읽으며 현 사장의 후안무치함에 함께 분노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배봉수 선생님의 결심이, 이명호의 선택이 독자의 마음에 들어와 누군가는 조금은 다른 생각을 하게 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이 소설은 우리가 당연한듯 배제하고 사는 것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가족에게 생활비를 보내야 하는 사람들은 (..) 순간 영혼을 저세상으로 보낸 듯 움직였다. 현장에선 무감각한 이들이 돈을 더 많이 벌고 오래 일할 수 있었다."
-<물 없는 수영장> 154쪽

🥼
찜통같은 날씨에 목덜미를 시원하게 만들어주신 작가님께 감사드린다. 정성들여 쓴 서평이 다 날아가서 넋을 놓고 있다가 다시 쓰기로 결심하는데는 소설책의 재미가 한 몫했다는. 😁 청소년소설로만 한정되게 분류된 것이 아깝다. 성인이 읽기에도 재미있고 묵직한 무언가가 있는 좋은 이야기.

📘 김선정 지음 l <물 없는 수영장> l 사계절
📚 추천연령: 13-18세와 그 이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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