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2
미동님의 서재
  • 불안 세대
  • 조너선 하이트
  • 22,320원 (10%1,240)
  • 2024-07-31
  • : 56,778
솔직히 말하자면 정해진 날짜까지 읽어나가기가 벅찼다. 어려워서가 아니라 기억해야 할 중요한 내용이 많아 한 장 한 장을 쉽게 읽고 넘기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기억해야 할 내용을 포스트잇에 정리하며 혼자 끙끙앓던 고민들에 대한 답이 나온 것 같았고, 밤산책 중 마주쳤던 블루라이트에 안구와 영혼을 의탁한 듯 보였던 초등저학년 친구들의 잔상이 떠오르기도 했다.

< 불안세대 >의 부제는 '디지털 세계는 우리 아이들을 어떻게 병들게 하는가'이다. 우리 아이들이 병들고 있다는 것은 아는 것 같다. 아니, 모르나? 아니면 나처럼 동조현상에 '어쩔 수 없지'하며 굴종하는 부모들이 더 많을까.

일을 한다는 핑계로 아이들에게 연락 용도로 폰을 쥐어주었지만 안심되지 않는다. 아이의 친구들이 집에 놀러왔을 때 대화가 아니라 내복차림의 동영상을 찍고 내 아이 얼굴을 유튜브에 올리진 않을까 고심해본 적 있는 부모라면, 친구와 우정을 나누는 경험과 말이 아닌 동영상이나 게임 등 이미지의 교환 수준에서 시간을 보내고 말없이 헤어지는것이 염려되는 부모라면, 아니, 모든 부모들의 필독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SKY로 가는 법 따위의 책을 읽을게 아니라)

저자의 말대로 아이에게 휴대폰을 주었던 주지않았던 상관없이 부모와 아이, 두 세대를 아우르는 커다란 문제가 되었기 때문이다. 남녀노소 상관이 없다. 유튜브 동영상을 보다가 영상을 켜 놓은채 잠드는 어르신, 자다가 깨서 다시 잠드는 게 아니라 휴대폰을 켜서 스크롤하느라 밤을 꼴딱 새는 학부모, 그림책 읽어달라는 영유아를 옆에 두고 인스타쇼핑이나 휴대폰 게임을 하느라 아이를 외면하는 부모, 그런 엄마아빠를 바라보는 아이는 영향을 그대로 받는다.

대부분의 업무가 카톡과 메일(휴대폰), 인스타로 이루어지지만 아이의 눈에는 사정이야 어떻든 부모가 그저 '휴대폰을 하루종일 들고 넋을 놓고 보고 있는 것' 으로 보일 뿐이다. 그것에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 아이의 눈에는 부모나 어른들의 욕망의 대상이 저 작은 휴대폰스크린 안에 들어있으므로 다른 꿈을 꾸거나 세상을 바라보기보다 '나도 저것을 가지고 싶다'는 욕망을 가지게 되는 것. 여기에는 육아트렌드도 (#경험차단제 인 안전지상주의 육아나 '격의나 위계없이 친구같은 부모되기') 한몫한다.

정신분석에서 다루는 '장소의 권위'나 '금지'의 개념도 떠오른다. 마지막으로 157쪽에서 '아이는 생물학적 성숙만을 통해서는 문화적으로 제대로 기능하는 어른으로 변신할 수 없다'는 문장을 빌려온다. 2024년을 관통하는 청소년의 문제를 압축했다. 청소년들은 미디어를 통해 생물학적 성숙을 강요받고 환타지를 가진다. 그에비해 성숙한 어른의 이미지, 문화적으로 제대로 기능하는 성인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은 찾아보기 어렵다. 그 자리를 사교육 선생을 우상화하는 프로그램이 채우고 있고,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저급함이 유쾌하고 재미있고 솔직하다는 이유로 환영받는다. 여섯 살 어린이도, 다 큰 성인도 함께 본다.

우리는 어디로 가고있는걸까. 우리는 아이를 어떻게 키우고 싶은걸까. 가슴이 답답하다면 끝까지 읽어보시길. 읽고나서 넷플릭스의 <소셜딜레마> 시청도 보시기를 권한다. 본문에 언급한 구글의 윤리학자인 트리스탄 해리스도 나온다. SNS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소아청소년을 어떻게 조종하고 그 해악은 무엇인지 잘 보여주는 다큐멘터리.

추신. 아이들 밥 먹이기 힘들다지만, 난 아이들에게 밥을 먹으라고 동영상을 틀어준 적이 없다. 먹이는게 어렵다는건 안다. 다만 아이도 밥을 먹는건지, 영상에 혼이 나간건지 '먹는 감각' 정도는 식사시간에 스스로 느끼는 것도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아이가 달라고 조르기도 전에 넙적 업드려 바치는 우를 범하지는 않았으면.

*본 도서는 웅진지식하우스에서 제공받았습니다.

📕 조너선하이트 지음 l 이충호 옮김 l <불안세대> l 웅진지식하우스

#북키스트_책
#조너선하이트
#jonathanhaidt
#이충호옮김
#불안세대
#theanxiousgeneration
#웅진지식하우스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