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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테의 생각하는 방
  • 이주하는 인류
  • 샘 밀러
  • 17,100원 (10%950)
  • 2023-07-20
  • : 4,459

이주란 거창하게만 느껴집니다. 이민이라는 단어가 가지는 무게감만 봐도 그렇습니다. 운명을 걸어야 하는 무언가라는 느낌. 실제로도 이민이란 쉽게 상상하기 어려운 무서운 일입니다.


생각해보면 제 부모님도 이주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방에서 수도로, 수도에서 지방으로.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평생 지방에서 살다가, 1년 전쯤부터 상경했지요. 가장 중요한 부분은 직업 때문입니다. 하지만 진짜 직업 때문일까요? 단순히 그런 이유만이라고 할 수도 없습니다. 먹고 살기만을 바랐을 때, 지방을 떠나지 않았어도 됐으니까요.


어쩌면 인간은 그냥 이주란 숨 쉬듯 당연한 일일 수도 있습니다. 이 책에서 말하는 내용이 그런 거라고 생각이 됩니다.


이 책에서는 우리가 정주하게 된 역사는, 이주의 역사랑 비교하면 정말이지 짧은 일부라고 이야기 합니다. 아니, 사실 지금도 정주하지 않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인간에게 이주 욕구는 마치 DNA에 각인된 듯, 현대에도 유목민이 무려 3천만이라고 합니다. 이 3천만은 100억을 달려가는 지구에서 적은 인구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1만 년 전 인구보다는 훨씬 많은 인구라고 하며, 일자리를 찾아 다니는 고용 유목민 OR 단기 이주 근로자는 수백 만이라고 합니다.


흥미로운 부분은 역사에서 특정 집단, 특정 순간마다 다른 관점을 가졌다는 사실입니다.


아테네는 실제로 그런지 어떤지는 모르지만 자신들을 원주민으로 여기고, 이주민들을 차별합니다. 심지어 이주민이 시민과 인구가 비슷해지고, 더 많아졌을 때도 차별하기에 이릅니다. 그 이주로 유명한 그리스에서 말이죠.


그런데 알렉산더는 정반대로 광적으로 이주를 장려합니다. 그 시대라면 너무 이상한 일이고, 일방적인 부분도 있긴 하지만 생각해보면 그런 이주가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기만 했다면 여러 역사를 봤을 때 불가능할 일일 텐데도, 알렉산더가 벌인 일은 나름대로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그런 걸 성과라고 할 수 있다면 말이죠.


이야기가 널뛰지만 현대 최강국인 미국 역시도 이주민으로 이루어진 역사란 사실은 누구나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미국이 축복받은 땅에 정착하게 되어 그런 나라가 된 탓도 크겠지만 어찌 보면 인간에게 본질과도 같은 이주를 가장 잘 활용하여 인간들을 무한히 끌어들일 수 있는 나라였기에 가능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원래 저는 여러 역사를 짜깁기하여 어떤 생각을 풀어내는 식의 글을 좋아하진 않습니다. 그런 글들이 대부분 조악하고 퀄리티가 낮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책은 일관적인 흐름으로 설득력 있는 내용을 설파합니다.


마음에 들었던 알렉산더가 나오는 파트 역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읽으면 괜찮을 듯하고, 모르는 사람들도 아주 디테일한 역사까지 마구 이야기하는 식은 아니라서 읽기 좋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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