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떠들러
  • 시티투어버스를 탈취하라
  • 최민석
  • 10,800원 (10%600)
  • 2014-05-07
  • : 409
언어를 잃는다는 것에 대해서 나는 짐작조차 가지 않는다. 요즘 읽고 있는 한강 작가의 장편소설 『희랍어 시간』에서도 말을 잃은 여자의 이야기가 나오기는 하지만, 그것은 또 `언어 그 자체`를 잃는다는 것과는 다른 종류의 상실이니까.
여튼, 부르스는 언어를 잃었고, 생존을 위해 익힌 언어는 부산 사투리였고, 방송 출연 후 동료들을 찾기 위해 치열하게 서울말을 익혔다. 그런데 그들과의 소통을 위해 영어를 배워야 하다니, 게다가 내가 잃어버린 (그러니까 원래 가지고 있던) 언어가 영어였고. 그 영어를 다시 배워야 하다니. 으아아아. 영어라니. 오늘의 나에게, 우리에게 영어란 어떤 존재였던가.

최민석 작가의 `외계인 이야기`사이에 은근슬쩍 끼워넣는 `작가가 하고 싶었던 말`. 그 말들을 참 좋아한다.
자신들의 경험과 가치관에 부합하면 그것은 진실이고, 불편하면 거짓이다. 이 나라에서 소통이라 일컬어지는 거의 모든 것이 이러한 식으로 작동되고 있었다. 간편하고, 이기적인 방식이다.
"나여, 부르스. 나, 라돈치치. 나 못 알아보겄는감."
심각한 충청도 사투리였다.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