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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댕님의 서재
  • 우리가 몰랐던 도시
  • 나다나엘 존슨
  • 12,420원 (10%690)
  • 2018-08-10
  • : 104

이 책은 아이의 목적없는 호기심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저자의 품에 안겨 보이는 것마다 "저거?"라고 외치는 한살배기 딸의 질문에 대답하던 어느 날, 그는 수없이 지나치던 나무가 그냥 나무 아님을 발견한다.

그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다음날 산책길에 <샌프란시스코의 나무들>이라는 책을 구입해 나무의 이름을 알아낸다. 전혀 흥미롭지 않던 '나무'가 마음을 사로잡는 아름다운 무언가로 바뀌었던 경험 이후, 그는 딸과 함께 비둘기 탐사에 나서고, 은행 열매를 맛보고, 개미를 채집하기위해 쿠키를 뿌려두기도 하면서 '보이지 않는 도시'에서 살아가는 생물들에 대한 관찰을 시작한다.


이 책에서 관찰대상이 된 동·식물은 비둘기, 잡초, 개미, 까마귀 등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수 있는 것들이다. 터키 콘도르라는 새만 생소했는데, 남북미 지역에서는 흔한 새라고 한다. 이미지 검색을 해 보니 내 눈엔 독수리처럼 보였다. ㅋ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많았는데 특히 비둘기도 새끼에게 젖을 먹인다는 것, 게다가 피전밀크는 암수 비둘기 모두 분비한다는 것, 어떤 방해도 꺾을 수 없는 강력한 귀소본능에 대한 이야기는 내 머리위로 푸드득 날아오르면 절로 인상이 찌푸러지던 그 회색 덩어리(?)에 대한것인지 새삼스럽게 느껴졌다.

그 외에도 다람쥐와 참나무의 공생관계, 집단을 위하는 개미의 행동은 어떤 동기에서 이루어지는지, 까마귀는 얼마나 똑똑한 새인지 등 너무 익숙해서 안다고 착각했던 이야기들을 읽으며 당연하지만 잊고 살았던 사실이 떠올랐다. 나도 자연의 일부일 뿐이라는 것, 그리고 이 세계는 얼마나 많은 생명의 신비로움으로 가득 차 있는지. 그야말로 내가 몰랐던 세계가 펼쳐진 느낌이었다.


우리가 '자연'을 이야기 할 때 그것을 우리의 삶과 연관지어 생각하기는 어렵다. 자연은 문명과 동떨어진곳에서, 인적이 드문 외딴 곳에서나 만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모든 것이 자연이다. 보도블럭 사이에서 핀 잡초,  비오는 날이면 어디선가 나타나 꿈틀대는 지렁이, 지난 몇달간 창밖에서 늘 들리던 그러나 듣지 못했던 매미소리까지. 무심코 지나쳤지만 자연은 우리 가장 가까운 곳에서도 생생하게 존재하고 있었다.

 

일상의 지루함과 나태함을 어떻게 자연에 대한 경이로움으로 바꿀 수 있는지. 익숙했던 것에 호기심을 갖고 탐구하여 마침내 새로운 사실을 알아가는 순수한 기쁨이 삶에 어떤 활력을 주는지를 보여주는 책이다.



본다는 행위의 진정한 의미는 습관으로 굳어진 거죽을 뚫고 들어가 아주 잠시라도 약간의 경이로움이 흘러나올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깊이 알면 알수록 더욱 사랑하게 되는 것은 사람뿐만 아니라 장소도 마찬가지다. 한 장소의 비밀들을 알아가고 다양한 측면에서 그 장소를 읽어내고 방대한 미지의 것들을 지각하는 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주변을 사랑할 수 있는 열쇠라고 나는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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