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대를 겪어 본 적 없는 내가
어찌 감히 그 시대의 누군가를 비난 할 수 있을까?
누군가는 악역 같고 누군가는 비련의 주인공 같지만
모두가 그 시대의 힘겨운 삶을 견디며 사랑에 빠지고
각자의 가치관에 맞게 올바른 길을 선택했던 건 아닐까?
현대인의 눈으로 그들의 선택을 보며 나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를 생각해보게 한다.
잔인하던 4월에 꽃이 피는 게 자연의 이치이듯
견디기 힘든 한국의 근현대를 겪으면서도
자연스럽게 사랑의 마음은 곳곳에서 피어났을 것이다.
정호와 옥희, 한철의 어긋난 사랑이 속상하고
정호의 마지막 모습에 마음이 쓰인다.
그래도
월향과 연화는 그곳에서 행복했으려나?
역사적 사실을 잘 담기 위해
한문장 한문장을 얼마나 공들여 썼을지 느낄 수 있다.
그 시대를 배경으로 한 여러 드라마와 영화가 떠오르기도 한다.
명보와 정호가 인간의 본성을 깨닫는 부분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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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보는 자기 주변의 수많은 타인들에게 이러한 양심의 자각이 부재할 뿐만아니라, 그런 감정을 알지도 못하고 심지어 혐오스럽게 받아들인다는 사실을 깨닫고 철저한 공포감을 느꼈다. 대부분 사람은 자신과 전혀 다른 자질로 구성되었다는 것을 명보는 깨달았다. 그리고 그 자질의 다름이란 단지 차가움에서 따뜻함으로 간단히 변화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라, 마치 목재와 금속 사이처럼 보다 원초적이며 근본적인 차이였다. - P185
다들 너무 당연하다는 듯 제 스스로를 정직한 인물로 여긴다는 점은 오랫동안 명보를 놀라게 했다. 사람들은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할 필요가 있을 때면 까짝 놀랄 만큼 영리하고 교활해졌으며, 너무도 약삭빠르게 머리를 굴리느라 심지어 자기 자신을 속이고 있다는 것조차 깨닫지 못했다.- P288
극소수의 사람을 제외하면 진정으로 선하거나 명예로운 자는 이 세상에 아무도 없다는 냉소적인 믿음을 가슴속 깊이 품게 된 지 오래였다. 인간은 늘 거짓말을 하고, 서로를 속이며, 자신의 친구와 가족과 나라를 배신했다. 그렇게 배신을 하며 달라붙은 상대를 또 배신하였으며, 자신의 얄팍한 안위를 위해서는 그 어떤 신의도 없었다.- P436
모든 인간은 근본적으로 자신이 고유한 의미를 지닌 존재라고 믿는다. 그러지 않으면 각자의 인생을 버텨내기 어려울 것이다.- P119
인생이란 무엇이 나를 지켜주느냐가 아니라 내가 무엇을 지켜내느냐의 문제이며 그게 결국 가장 중요한 것임을 알겠다.- P250
운명의 상대를 만나면, 대화를 많이 나누든 아예 하지 않든, 서로가 완전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걸 느낄 수밖에 없다.- P332
우리 모두 합리적인 이유 없이 그냥 사랑에 빠지고 마는 것들이 있잖아요. 사실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면 진짜 사랑이 아니기도 하고요. - P371
다들 각자의 방식으로 용감한 거지.- P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