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사장의 소마
우연한여행자 2021/12/26 17:57
우연한여행자님을
차단하시겠습니까?
차단하면 사용자의 모든 글을
볼 수 없습니다.
- 소마
- 채사장
- 13,500원 (10%↓
750) - 2021-12-24
: 2,216
소마에서 사무엘이 되고 다시 소마가 되어 살아가는 길고 고단했던 인생의 여정을 따라가며 느꼈다.
한 사람의 인생이 곧 기나긴 여행이고, 사계절의 변화이고, 한 나라의 흥망성쇠이며, 이데올로기의 변화과정이고, 장편소설의 전개과정 이구나.
하지만 이 모든건 순환이 되어가는데, 한 사람의 인생은 순환되지 않는다.
아쉽게도 언젠간 끝이 있다.
그 끝에 가까워졌을 때야 비로소 자신의 내면의 세계를 제대로 볼 수 있다.
절정을 향해 달려갈 땐 끝없는 욕심에 가려 알 수 없는 내면의 세계...
그 점이 인간의 인생에 있어서 가장 안타까운 지점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그런지 이 책을 읽고나니 마음이 무거워진다.
채사장님의 첫 소설 출간 소식에 고민없이 예약구매를 했지만 서평단에도 당첨이 되었다.
소마를 읽는 내내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서사와 스토리의 스케일에도 놀랐지만 가장 놀란 건 문장들이었다.
문장의 호흡이 짧아 가독성이 좋고 몰입이 잘되었다.
자연스럽게 스토리와 인물의 감정을 따라 가며 읽을 수 있었다.
심리 묘사, 장면 묘사, 상황 묘사 표현력이 좋아 계속 감탄하며 읽었다.
책 자체엔 별다른 설명이 없지만 책을 다 읽고 나서
예약구매 때 받은 코멘터리북을 읽으니 조금 더 깊게 이해할 수 있었다.
#코멘터리북강추
📚"다섯 감각의 주인, 소마야, 그는 네 안에 있단다. 우리는 그를 그저 신이라고 부른단다." p.17
📚"그럼 지혜가 없는 사람들은 신을 믿지 않나요?"
"아니, 그들은 자기 안의 신이 아니라 자기 밖의 신에게 복종한단다. 그들이 모르는 건 신이 아니라, 신의 개념까지 떨쳐낼 때 비로소 신에 닿을 수 있는 지혜란다." p.17
📚너무도 깊은 눈동자 속에는 나이에 걸맞지 않은 슬픔과 차분함이 담겨 있었다. p.69
📚그때 내면에서 희미하게 이어지던 빛이 순간 사라졌음을 선명히 알아챘다. 빛은 사라지고 내면의 세계는 어둠에 잠기었다. 반대로 그만큼 눈앞의 세계가 밝아지고 선명해졌다. 그러자 이 세계에 대한 무한한 애착이 일어났다. '이 세상에 정착하리라. 이 세상을 움켜쥐리라. 이 세상을 가지리라 p.111
📚초라하고 비쩍 말랐던 아이가 사라진 자리에는 이제 덮어두려 해도 덮어둘 수 없는 청년 사무엘이 있었다. p.115
📚소마는 스스로에게 물었다.
'그렇다면 무엇이, 어떤 동인이 여행자를 멈추게 한단 말인가? 그를 멈춰 세우는 동인은 무엇인가? 그것은 분명하다. 그것은 지나온 여정에 있다. 충분했는가, 만족했는가, 이만하면 되었는가, 아니면 지쳤는가. 그것이 그를 멈춰 세운다. 그렇다면 무엇이, 어떤 동인이 여행자를 더 걷게 한단 말인가? 그의 걸음을 더 재촉하는 동인은 무엇인가? 그것은 분명하다. 그것은 아직 오지 않은 내일에 대한 기대에 있다. 볼 것이 남았는가, 해야할 것이 남았는가, 닿아야 할 곳이 남았는가.' p.268
📚소마는 세상이란 어쩌면 쉽게 변하지 않는 것이고, 현실이란 생각보다 복잡하게 꼬여 있는 것일지 모른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러한 생각은 점차 익숙해졌다. p.304
📚조금은 천천히 가도 되지 않겠는가. 어깨에 진 의무 때문이아니라, 한 걸음을 더 내디디려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렇다면 조급할 것 없이 남은 삶의 시간 동안 느리지만 꾸준히 해나가면 충분하지 않겠는가' p.307
📚하지만 시간은 잔인하게도 한 명의 인간에게는 영원한 순환의 고리를 허락하지 않았다. 그는 그저 늙어갈 뿐이었다. 얼굴의 주름은 깊어지고 손등은 척박한 대지처럼 갈라졌다......그는 허락된 하나의 좁은 길로 걸어갈 수만 있을 뿐, 멈출 수도 돌아갈 수도 없었다. 그래서 그는 조급해졌다. 시간은 그에게서 인내심을 빼앗고 총기를 몰아냈으며 시야를 좁게 만들었다....이제야 세상을 가졌는데, 힘을 가졌는데, 그것을 누려볼 시간도 없이 낡아간다는 것에 그는 분노했다. p.319
📚그는 여전히 공허하고 불안했다. 무엇이 되었든 더 가지면 채워질까 싶었지만 그럴수록 마음은 비어갔다. p.331
📚내면세계에도 계절의 변화는 있었다. p.368
PC버전에서 작성한 글은 PC에서만 수정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