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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110님의 서재
  • 소녀 동지여 적을 쏴라
  • 아이사카 토마
  • 16,920원 (10%940)
  • 2023-08-29
  • : 3,905
전쟁을 겪은 인물/가상인물이 등장하는 책이나 영상은 두 가지 부류로 나뉘는 것 같습니다. <서부 전선 이상 없다> <핵소 고지> 처럼 전쟁의 참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반전 주제의식을 보여주는 내용과, <라이언 일병 구하기> <미드웨이> 처럼 전쟁영웅의 모습, 전투의 모습을 묘사하며 고양감을 불러일으키는 내용입니다.

<소녀 동지여 적을 쏴라>는 전쟁의 참상(그중에서도 여성 폭력에 집중하며)을 보여주면서도, 소녀 영웅을 내세워 고양감을 불러일으키는 내용이었습니다. 여성 폭력에 대한 묘사도 지나치게 잔인하거나 적나라하지 않아 읽으면서 힘든 점도 없었습니다.

책의 줄거리는 대략 이렇습니다. 사냥꾼인 세라피마의 동네를 독일군이 파괴하고, 세라피마도 전쟁범죄를 당할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뛰어난 저격수 교관 이리나가 속한 부대가 세라피마를 구해줍니다. 이리나는 삶의 의지를 포기한 세라피마에게 살 것인지, 죽을 것인지 질문을 던지고, 죽고 싶다고 대답하자 세라피마의 가족사진을 태워버리게 됩니다. 세라피마는 이리나에게 강한 복수심을 갖게 되고, 이리나의 저격수 양성 학교로 입대하게 됩니다.

저격수 양성 학교에서 저격수로 키워지고, 그곳에서 만난 인연들, 실제 전투 현장에 투입되며 시행착오를 겪고, 마을을 파괴한 원수를 찾아낸다...세라피마의 여정이 죽 이어집니다.

읽으면서 일본식 캐릭터 조형과 이야기 구성이 진하게 드러나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특히 <진격의 거인> 이 많이 생각나는...
그래서 500페이지 분량임에도 정말 술술 읽혔습니다.

제가 너무 참상을 적나라하게 그려내는 장르적 문법에 익숙한 탓인지, 솔직히 일본 애니가 눈앞에 재생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반전 주제의식을 강하게 느꼈다기보다는 솔직히, 그냥 재미있었습니다. 세라피마가 독자에게 '전쟁은 삶의 터전을 파괴해. 전쟁에서 많은 피해를 입는 건 여성이고, 적국과 자국에게 이중적 피해를 입고 있어'라고 열심히 주장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제가 이 책을 읽고 전쟁의 잔혹함, 여성 폭력에 깊이 공감하며 반전의식을 스스로 느끼게 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냥 세라피마를 응원하는 독자 1이 된 기분

특히 마지막에 전쟁 속 여성 폭력을 다룬 입지전적인 책,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도 언급되는데요. 약간 연결이 작위적이라는 느낌이 들었던...

이런 분들께는 비추합니다

-전쟁의 참상을 다룬 소설을 기대하는 독자
-여성 저격수의 일상을 꼼꼼히 고증한 내용을 기대하는 독자
-여성 폭력을 다각도로 조망하는 내용을 기대하는 독자

이런 분들께는 추천합니다
-평소 전쟁 소설을 무겁다고 생각해서 읽기 어려웠던 분
-일본 장르소설이 궁금하신 분
-은은한 백합(GL)이 취향이신 분(사귀는 묘사 없음)
-여성 저격수가 주인공인 소설이 궁금하신 분

본 서평은 부흥 카페 서평 이벤트(https://cafe.naver.com/booheong/222991?tc=shared_link)에 응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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