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적인 목표 없이, 식물을 팔고 키우는 재미를 나누고 싶다는 단순한 생각으로 가게를 열었지만, 운영하는 동안에는 식물을 판매하는 것 이상의 경험을 했다. 모르는 분야의 창작자들을 만나거나 식물을 소재로 한 다양한 기술과 경력을 쌓아 갈 수 있었다. 지금은 이렇게 식물에 대한 이야기를 글로 써 책으로 남기는 작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 어떤 것도, 처음 개업할 때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들이다. - <나는 식물 키우며 산다> 중에서
오랜만에 물을 머금는 화분에서는 ‘뽀록 뽀록 뽁뽁뽁뽁’ 하고 흙이 물을 힘껏 들이마시는 소리가 나는데, 그게 참 듣기 좋다. 어떤 화분은 아직 덜 말라 ‘내일쯤 주면 좋겠군’ 하고 물 주기를 건너뛴다. 그렇지만 모두 다 한 번씩 살펴는 봐야 한다. 선인장은 웬만해선 물을 주지 않아도 되는 수더분한 녀석이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매번 몸체의 색상 정도는 확인한다.
분갈이 매트는 마당이 없는 일반 가정에서 원예 작업을 할 때 꼭 필요한 도구다. 원래 뭐든 치우는 게 번거로우면 시작조차 하기 싫은 법이다. 분갈이 매트를 사용하면 바닥을 더럽히지 않으며, 주로 천막 재질로 되어 있어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고 씻기에도 편리하다. 원예 생활을 편하게 만드는 일등공신이랄까?
겉으로 보기엔 평온해 보이는 나의 식물 가게에서도 매일 혼자만의 격렬한 사투가 벌어졌다. 돌과 흙, 물 등 부피에 비해 꽤 무거운 물건들을 일상적으로 날라야 하고, 또 살아 있는 생명체인 식물이 판매될 때까지 건강하게 유지 관리해야 한다. 사실 멋진 화분 상품을 구상하는 것은 미적인 감각만 좀 있으면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단순히 식물 디자인 작업에 매료되어 이 일을 시작한다면 정작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모든 일들이 굵직한 난관이나 다름없을 것이다. 온갖 재료를 옮기고 정리하고 화분을 제작한 뒤 팔릴 때까지 꼼꼼히 관리하다 보면 체력적으로 부담을 느끼거나 예기치 못한 변수에 맞닥뜨릴 수 있으며 그때마다 다양한 방식으로 대처해야 한다.
의외로 화원을 하지 않으면 잘 모르는 사실인데 화원에서 나오는 흙과 화분 조각은 일반쓰레기가 아닌 대형폐기물로 분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