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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모르고 눈앞에 어른거리는 젖꼭지를 향해 아우성치지.
사료 통으로 빨리 가려고, 밤이 되면 침대로 돌아가려고 허둥대는 거야.‘ 그는 바지의 단추를 잠그고 채찍질하듯 퍼붓는 빗줄기 속으로 들어갔다. "내 낡은 뼈다귀를 씻어다오!" 그가 비통하게 말했다. "내 늙은 거시기도 잘 씻어줘. 어차피 오래가지도 못할 테니." 그는 움직이지 않고 한참을 눈을 감은 채, 고개를 뒤로 젖힌 그대로 서 있었다. 그는 끈질기게 찾아오고 또찾아드는 욕망에서 간절히 해방되고 싶었다. 이제는 나이도들었으니 대체 후터키란 작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그 답을 찾을 때도 되었다. 지금쯤 체념을 알게 된다면 그로서는 최상일것이다. 이 세상에 왔을 때 말없이 모든 것에 따랐듯이 그렇게무덤으로 갈 수 있다면 말이다. 그는 다시 돼지우리와 돼지들을 떠올렸고, 물기 없이 바짝 마른 입으로 차마 소리 내어 말하기 어려운 어떤 생각을 떠올렸다. 그것은 나날의 삶 속에서반복되며 우리를 안심시키는 명백함이라는 것이 (‘어떤 불가피한 황혼 무렵에) 실은 도살자의 칼에서 번쩍이는 섬광에 다름
‘아닌데도, 우리는 우리가 어떤 의심도 품지 않고 따라서 이해할 수도 없는 저 두려운 작별에 대해서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구원의 손길, 도망칠 가능성 같은 건 없었다. 그는 부스스한 머리를 흔들어 두려운 생각을 떨쳐내려 했다. ‘죽지 않고 영원히 살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어째서 어느 날 돌연히 땅에 얼굴을 처박고 어둠 속 냄새나는 늪에서 벌레들과 함- P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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