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지만, 사람들은모두 제각기 전날의 취기로 인해 나타나는 중독과 같은 음산하고 고통스러운, 자기만의 이야기들이 있게 마련이었다. 대개는 자기의 과거에 대해서 입을 다물고, 별로 이야기하는것을 좋아하지 않으며, 그 흘러가 버린 일에 대해서는 생각지 않으려는 모습이 역력했다. 나는 그들 중에서, 내기를 할수도 있을 정도로, 결코 한 번도 양심의 질책을 받아 본 적이없고 생각조차 잠긴 적이 없는 유쾌한 살인범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얼굴에는 그늘이 져 있고, 거의 늘상말이 없는 사람들도 있었다. 보통 자기 인생에 관해 말하는사람은 드물었고, 그래서 호기심 역시 유행이 아니었으며 그것은 습관이 되지 못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따금씩 누군가가 무료함 때문에 말을 하면 모를까, 다른 사람들은 냉담하고 음울하게 듣고만 있을 뿐이었다. 여기서는 어느 누구도다른 사람을 놀라게 할 수 없었다. 그래도 우리는 읽고 쓸수 있는 사람이라고!> 가끔 그들은 이렇게 어떤 이상스러운자기 만족감 속에서 말을 하곤 했다. 어느 날 술에 취한 한강도가(유형 생활 중에도 이따금 술을 마실 수 있었다) 어떻게자기가 다섯 살 난 어린아이를 참살했으며, 처음에 어떻게장난감을 가지고 꼬드겼고, 어딘가의 빈 헛간으로 끌고 가거기서 어떻게 죽였는가를 말하기 시작했다. 이때까지 그의농담에 웃고 있던 옥사의 모든 사람들이 마치 한 사람이 그러듯 이구동성으로 고함을 치자 이 강도도 입을 다물고 말았는데, 전 옥사가 소리치기 시작한 것은 분노 때문이 아니라<그런 이야기>는 말할 필요가 없었을 뿐만 아니라 용납되지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실 이 강도는, <비유적인 의미>- P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