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이 깃들자 우리는 모두 밤새도록 빗장이 걸리는 옥사안으로 들어갔다. 마당에서 우리의 옥사로 돌아오는 일은 내겐 언제나 괴로운 일이었다. 옥사는 유지로 만든 양초가 희미하게 비추고 있고, 숨막힐 듯한 무거운 냄새로 가득 찬, 길고 좁고 후텁지근한 방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어떻게 내가 이곳에서 10여 년을 살아왔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평상위에 나의 몫이란 세 장의 판자뿐이었다. 그렇지만 이것이나의 모든 공간이었다. 이 방 안의 평상에만도 30명이 자리를 잡고 있는데, 겨울에는 일찍 빗장을 지르는 까닭에 모두들 잠들 때까지 네 시간이나 기다려야만 했다. 하지만 그전까지는, 웅성거리는 시끄러운 소리와 웃음, 욕설, 쇠사슬소리, 악취와 그을음, 삭발한 머리들과 낙인 찍힌 얼굴들, 남루한 의복, 이 모든 것이 욕설과 혹평의 대상이 되곤 했다.....
그렇다. 인간은 불멸이다! 인간은 모든 것에 익숙해질 수 있는 존재이며, 나는 이것이 인간에 대한 가장 훌륭한 정의라고 생각한다.- P22
이 길고 지루한 겨울 밤의 시간 동안에 무엇을 해야 했을까? 그래서 거의 모든 옥사는, 금지에도 불구하고 거대한 작업장으로 바뀌는 것이다.
본래 작업과 일이 금지되어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감옥에서 도구들을 개인적으로 소유하는 것은 엄금하고 있었는데, 그래도 이것들이 없었다면 일은 불가능했으리라. 그러나 너무들 소리 없이 일을 하니까, 간수들은 웬만한 경우가아니면 이것들을 대수롭지 않게 보아 넘겨 주곤 했다. 죄수들 중 많은 사람들은 아무것도 모른 채 감옥에 오게 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배워서 뒤에는 훌륭한 장인이 되어 세상에나가곤 했다. 여기엔 장화공도, 단화공도, 재봉사도, 목수도,
열쇠공도, 재단공도, 도금사도 있었다. 이사이 붐쉬쩨인이라는 유대 인도 한 명 있었는데, 그는 보석공이면서 동시에 고리대금업자였다. 그들은 모두 열심히 일을 해서, 꼬뻬이까동전 하나라도 더 벌려고 했다. 작업의 주문은 도시에서 얻어 왔다. 돈은 주조된 자유였으며, 그래서 자유를 완전히 박탈당한 사람들에게 돈은 열 배나 더 귀중한 것이었다. - P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