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몰렌스크가 점령된 이상, 모스크바가 점령되든 점령되지 않든 자신에게는 마찬가지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안드레이 공작은 목이 죄는것 같은 경련을 느끼고 돌연 말을 멈췄다. 그는 말없이 여러 번 걸어다녔는데, 다시 입을 열었을 때는 열병에 걸린 사람처럼 눈을 반짝이고입술은 떨고 있었다.
"만약 전쟁에 관대함이 없다면, 우리는 지금처럼 목숨을 걸고 싸울만한 가치가 있을 때만 전쟁을 하게 될 걸세. 그렇게 되면 파벨 이바니치가 미하일 이바니치를 모욕한 것쯤으로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을 거야. 그리고 지금과 같은 전쟁을 전쟁이라 하게 되겠지. 그러면 군의 긴장도 지금 같지 않을 거야. 또 그렇게 되면 나폴레옹이 이끌고 있는 베- P324
스트팔렌이나 헤센 사람들이 프랑스인을 따라 러시아에 침입하지도않을 것이고, 우리도 왜 싸우는지도 모르는 채 오스트리아나 프로이센으로 싸우러 가지 않을 거야. 전쟁은 예의를 차리는 것이 아니라 인생에서 가장 역겨운 것이고, 우리가 이것을 이해해야만 전쟁은 일어나지않을 걸세. 우리는 엄격하고 엄숙하게 이 무서운 필연성을 다뤄야 해.
요컨대 허위를 버려야 하는 거야. 전쟁은 어디까지나 전쟁이지 절대장난이 아니니까. 그렇지 않으면 전쟁은 한가하고 경솔한 사람들의 오락거리가 되고 말 걸세..
군인은 가장 존경받는 계급이지, 그러나대관절 전쟁이 무엇이고, 군대의 승리에 필요한 것은 무엇이며, 군인사회의 기풍이란 무엇일까? 전쟁의 목적은 살인이요. 전쟁의 수단은-스파이 행위, 배반과 그 장려, 주민의 황폐, 식량을 얻기 위한 군의 약탈, 강도, 군사상의 계략이라고 불리는 속임수와 거짓말이며, 군인 계급의 기풍이란 자유의 결핍, 즉 규율, 무위, 무지, 잔인, 방탕, 음주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인은 최고 계급으로서 모든 사람의 존경을받는단 말이야. 중국을 제외한 모든 나라의 황제가 군복을 입고, 인간을 더 많이 죽인 자가 더 큰 상을 받고 있어……… 내일이면 사람들은 서로 죽이기 위해 다시 모여 수만 명을 죽이거나 병신을 만들어놓을 거고, 그런 뒤에 많이 죽인 것에 대해 그 수를 부풀리면서까지) 감사 기도를 올릴 것이고, 많이 죽었을수록 공적도 크다고 생각하며 승리를떠벌릴 테지. 저곳에서 신은 그들을 어떻게 보시고 그 기도를 듣고 계실까!" 안드레이 공작은 날카롭고 비명 같은 목소리로 외쳤다. "아아.- P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