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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터틀의 재즈피아노 독학 가이드북 1
  • 박주언(박터틀)
  • 18,900원 (10%1,050)
  • 2020-04-10
  • : 5,488

이전 리뷰에서 상당히 유명하신, 그리고 음악가로서 좋아하는 분의 책을 아주 혹평해서 마음이 편치않았었다. 혹평을 했다는 사실보다는 '이게 좋은 책이 아니라면 대체 어떤게 좋은 책이냐?'에 대해서 대답을 할 수 없다는 점에서 해소되지 않은 tension을 가지고 있었는데 tonic으로 돌아가듯이 이 책이 이를 해소해 주었다. 독학을 하는데 있어서 이보다 좋은 책은 찾기 어려울 것 같다고 확신한다.


1. 흥미

앞선 리뷰에서도 언급을 했지만 재즈 피아노 독학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흥미"라고 생각한다. 있는대로 치기만 하는 다른 음악 장르와는 달리 재즈는 화성학을 알아야 하고, 스케일을 연습해야하고, 많이 듣고 따라치고, 손도 고생이지만 머리도 같이 고생인 부분이 많다. 때문에 온전히 자신의 의지만으로 재즈를 배우려는 독학자들은 흥미가 떨어지는 순간 배움의 추진력을 모두 잃는다. 


이 책에서는 중간 중간 바로 앞에서 배운 개념들을 적용하여 악보를 담아주고, 또 같은 곡에 새로운 개념들을 적용하면 어떻게 음악이 다채로워지는지 직접 손으로, 귀로 체감하게 한다. 내 손에서 나오는 음악이 변해가는 과정을 직접 느끼게 해주는 이런 부분들은 더욱 흥미를 자극하고 지속적인 공부는 물론, 지루한 연습도 기대되게 해주는 결과를 만들었다. 


2. 구성

공부를 시작하고 처음에 조금 당혹스러웠다. 이때까지 들어보기만 하고 어느 책에서도 제대로 다뤄주지 않은 워킹 베이스로 책이 시작하는데 '이런 유치하고 쉬운 반주로 어떻게 난해한 재즈를 완성시키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챕터를 끝내기 전까지는 한 마디에 두 세개 뿐인 음이 어떻게 코드의 뿌리와 흐름을 잡아주고 리듬감을 이끌어내는지 알지 못했다. 무엇보다 코드를 보면 안정감을 위해 무조건 근음으로 향하는 오른손의 못된 버릇을 고칠 수 있었다. 안정적인 왼손의 워킹 베이스에 힘을 얻어 오른손이 더이상 근음에 매달리지 않고 원래 눌러야할 가이드톤, 그리고 텐션들을 누르게 되었다. 저자께서 책에서 되게 조심히 '워킹 베이스로 시작을 하는게 좋지 않을까요?' 라고 주장하시는데 더 강하게, '재즈는 무조건 워킹 베이스부터 시작을 해야합니다!' 라고 이야기 하시는게 좋지 않을까 한다. 


3. 다루는 범위

배우고 넘어간 부분이 이제야 절반이 넘어가는데 어떻게 이 얇은 책에 이렇게 다양한 내용을 깔끔하게 담으셨나 싶다. 마치 중학교 시절 깔끔하게 정리된 과학 개념서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필히 누군가에게 재즈를 가르쳐본 다양한 경험들을 녹여서 '어떻게 해야 더 쉽게, 더 와닿게 더 귀로 듣고 마음으로 느끼게 알려줄 수 있을까?' 고민을 한 흔적이 군데군데서 보인다. 


대산 깔끔하기에 조금더 책의 분량을 늘리고 내용을 추가하시면 좋지 않았을까 아쉬움을 느낀다. 그러나 분명 그만큼 지루함도 올라가 배움의 추진력이 떨어졌을 것이다. 이 책을 보다가 다른 내용이 많은 재즈 책들을 다시 찾아보니 이제서야 난해했던 말들이 이해되기 시작하더라. "독학 가이드북"으로서 모든 내용을 담기보다는 흥미를 지속적으로 유발하며 중요 내용들만 다루고 넘어가는게 더 어울리는 것 같다. 기본을 알고 자신의 연주도 조금 더 jazzy 해진 이후에 다른 책들을 봐서 놓친 내용들을 봐도 늦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총평

지금까지 5권 정도의 재즈 독학책을 샀고 전부 독학은 실패로 끝났다. 5권의 책중에는 실제 실용음악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사용하는 유명한 책들도 포함이 되는데 책이 부족했다기 보다는 "독학"이라는 테마에 맞지 않았기에 이 책들로 혼자 배우는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박터틀의 재즈피아노 독학 가이드북>이 최고의 재즈 교재인가? 라는 질문에는 아마 대답을 하지 못할 것 같다. 그러나 독학 가이드북으로는 자신있게 강력히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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