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 따르면 다윈은 수컷 공작새의 깃털을 아주 혐오했다고 한다. 생존에 전혀 이득이 안되는 부수기관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남아있는 것이 진화론의 핵심인 자연선택의 힘을 반증하는 사례이기 때문이다. 사람만 보더라고 시를 잘 짓는 것, 음악을 연주하는 기술, 춤을 추는 행위 등 생존과는 전혀 무관한 행동들을 하고 있으며 이런 행동들의 진화론적 의의가 불명확한 경우가 많다. 물론 "여분의 지적 능력을 과시하기 위해서"라는 둥의 그럴듯한 설명을 붙일 수는 있지만 어딘가 부족한 느낌이었다. 이 책은 이런 행동에 대해서도 명확한 대답을 제공해준다. "멋있고 예쁘니까!"
저자는 생존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형질도 단지 아름답다는 이유로 성선택에 의해 다음 세대로 유전된다는 주장을 펼친다. "진화"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학문은 명확히 이론을 검증할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기에 과연 저자의 주장이 진짜였을지는 알 수 없지만 새로운 시각에서 진화론을 볼 수 있다는 점은 분명 큰 의의가 있는 것 같다.
저자가 중간중간에 자신의 이론을 세우는 길이 평탄하지 않았음을 이야기 하는 대목이 있는데 그도 그럴게 비전공자인 내가 봐도 충분히 논란의 여지가 있는 부분들이 많다. 아래 나열해봤다.
- 동물의 "아름다움"의 정의는 인간의 "아름다움"의 정의와 유사한가?
- 아름다움은 대체 어떻게 측정할 것인가?
- 단순히 프로이트의 이론처럼 예측은 못하고 설명만 하는 반쪽짜리 이론인 것이 아닌가?
- 동물의 "아름다움"의 정의는 시간불변하게 유지되는 특성인가?
- 얼굴의 대칭이 건강상태와 관련이 있다는 연구가 있듯이 사실 아름다움도 단순히 생존에 이득되는 형질이 밖으로 드러난 것이 아닌가?
- 사실 대부분의 진화 관련 증거들은 다윈의 자연선택 기반 진화론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이 이론은 단순히 에드온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