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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을 먹고나면 허물없이 찾아가, 차 한잔을 마시고 싶다고 말 할 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입은 옷을 갈아입지 않고 김치 냄새가 좀 나더라도 흉보지 않을 친구가 우리 집 가까이에 있었으면 좋겠다. 비 오는 오후나 눈 내리는 밤에 고무신을 끌고 찾아가도 좋을 친구, 밤 늦도록 공허한 마음도 마음놓고 보일 수 있고, 악의 없이 남의 이야기를 주고 받고 나서도 말이 날까 걱정되지 않는 친구가...' '지란지교를 꿈꾸며'라는 책을 떠올리면 곧바로 생각나는 귀절이다. 학창시절에 마치 시처럼 어지간히 외웠던 구절이기 때문이다. 나에게있어 특히 유안진님의 '지란지교를 꿈꾸며'에는 사춘기적 감수성을 그대로 불러 일으키는 소중한 추억이 담겨져있다. 이 책에 실려있는 신달자님 역시 많이 읽은 작가 중 하나이다. 이향아님의 이름은 좀 생소하지만 이 세사람의 아름다운 시와 감동적인 수필들이 너무나 한결같이 조화를 이루어 이 겨울 길목에 더없이 어울리는 책이다. 이렇게 깔끔하게 다시 나와 너무 반갑다. 가까운 친구에게 선물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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