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한 채 마음속에만 쌓아두는 말들이 있다. 괜찮은 척 웃고, 별일 아닌 것처럼 넘기지만 사실은 지치고 힘들었던 순간들이다. 그런데 정작 우리는 다른 사람을 위로하는 데는 익숙하면서도 스스로를 다독이는 일에는 서툴다. 그런 우리에게 책은, 잠시 멈춰 서서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라고 말한다.
긴 글로 이야기를 풀어가기보다 한 컷의 그림과 짧은 문장으로 마음을 전하는 위로툰 형식의 에세이다. 혼자 생각에 잠긴 모습, 누군가를 기다리는 시간, 평범한 일상 속 장면들이 담긴 그림 위로 짧은 글이 더해진다. 화려하거나 자극적이지 않지만 그래서 오히려 편안하게 읽힌다.
책은 불안, 실패, 외로움, 기다림, 희망과 같은 감정을 다루면서도 무언가를 강요하지 않았다. 특히 모소 대나무 이야기가 인상 깊다. 오랜 시간 눈에 띄는 변화가 없더라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뿌리를 내리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결과를 빨리 확인하고 싶어 하는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기다림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또 한 가지, 행복은 거창한 사건보다 작은 실천 속에서 만들어진다고 한다. 먼저 웃어주기, 감사하기, 좋은 말을 건네기 같은 사소한 행동들이 하루를 조금씩 바꿔 간다는 메시지도 따뜻하게 다가온다.
책을 읽으며 문득 나 자신에게 얼마나 인색했는지를 돌아본다. 늘 더 잘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기대만큼 이루지 못하면 스스로를 탓할 때가 있곤 한다. 그런데 그런 마음을 다그치지 않는 이 책은, 지금까지 버텨온 시간과 애써온 과정 자체를 인정해 주라고 말한다. 그림과 글 모두 짧아서 금세 읽히지만, 페이지를 넘길수록 오래 마음에 남는 문장들이 있었다. 마치 누군가 곁에 앉아 "오늘도 수고했다"라고 조용히 말해주는 느낌이었다.
"오늘도 수고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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