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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꽃의 서재
  • 연애학교
  • 게리 토마스
  • 15,750원 (10%870)
  • 2025-06-05
  • : 1,076

“좋은 감정은 오래가지 않는다. 대신 오래 가는 결심이 필요하다.”


연애의 설렘은 강렬하지만, 결혼을 결정하고 지탱하는 힘은 전혀 다른 결로 흐릅니다. 이번 개정증보판은 그 지점을 정면으로 겨냥하였습니다. 운명적인 반쪽을 좇는 마음을 조용히 내려놓게 하고, 함께 걸어갈 동반자를 분별하는 법을 익히게 합니다. 읽는 동안 제 안의 기준은 점점 선명해졌고, 쉬워 보이던 것들이 얼마나 어려운 과제인지도 드러납니다.


책은 세 파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Part 1은 선택의 기준을 재정렬합니다. 감정의 강도나 외적 매력만으로 관계를 평가할 수 없다는 출발점 위에, 결국 성품과 신앙, 그리고 삶의 태도가 결혼의 토대를 이룬다는 사실을 반복해 확인시킵니다. 연애 초반의 열기가 판단을 흐리게 한다는 지적도, 시간을 두고 객관성을 회복하는 연습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실로 현실적입니다.


Part 2는 '어떤 사람을 만나야 하는가'를 구체화합니다. 저자는 가만히 기다리기보다 건전한 투자를 제안합니다. 스스로의 성장을 이어가고, 관계에서도 투명한 대화로 결혼관과 생활양식, 역할관을 확인하라고 권합니다. 특히 피해야 할 성향(받기만 하는 태도, 존중할 수 없는 태도, 정서적 미성숙, 만성적 우유부단)을 짚는 대목은 실제적인 체크리스트로 느껴졌습니다.


Part 3은 함께 걸을 준비를 돕습니다. 겸손, 용서, 건강한 갈등 처리, 지속적인 소통처럼 기본이라 잊기 쉬운 원칙들을 다시 뿌리내리게 합니다. 감정이 식은 뒤에도 관계를 지탱하는 힘이 무엇인지, 생활의 합의가 왜 중요한지, 필요할 때 제3자의 도움을 구하는 용기가 어떻게 관계를 살리는지 차분히 보여줍니다.


예전에 혼자 읽었을 때는 와닿지 않던 부분이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개별적으로 한 파트씩 읽고, 세 번의 Zoom 모임을 통해 핵심을 나누며, 소모임에서 질문에 관한 생각을 함께 나눴습니다. 그 과정은 저를 점검하게 해주는 시간이었습니다.


① 기준의 재배열

예쁨과 매력이 제게 얼마나 큰 비중이었는지 인정합니다(물론 지극히 주관적입니다 🤣). 그러나 오래 가는 관계의 기초가 성품과 신앙이라는 점 역시 크게 공감합니다. 그래서 “거듭난 사람인가?”, “공동의 목적과 사명을 나눌 수 있는가?” 같은 질문이 자연스럽게 앞자리로 나왔습니다.​


② 훈련의 필요성

설렘의 유통기한을 인정하는 일은 로맨스를 무시하자는 뜻이 아니었습니다. 감정이 가라앉은 뒤에도 유효한 가치와 습관을 준비하라는 요청이었습니다. 잠시 멈춰 점검하고 차분히 다시 보는 훈련의 필요성을 깊이 느낍니다.


③ 대화의 목록​

신학과 정치 성향, 여가와 휴일의 사용, 거주와 직업 환경, 자녀관, 역할관 등 ‘결혼 전 반드시 합의해야 할 주제들’을 실제로 적어 보니 막연함이 구체적으로 드러났습니다. 억지로 맞추는 것이 아니라는 점, 그리고 만남을 멈출 때 정직하게 물러나는 것 역시 책임이라는 문장도 오래 마음에 남습니다.


④ 나름 분명해진 관계의 경계

동정심 때문에, 이미 들인 시간과 비용 때문에, 혹은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관계를 밀어붙이는 선택이 왜 위험한지 공감합니다. 필요할 때 멈추는 용기는 비정함이 아니라 성숙에 가깝다는 사실도요.



세 번의 모임은 너무 짧게 느껴졌습니다. 각 장 끝의 질문들이 특히 유익했습니다. 답을 써 내려가는 동안 “내가 나를 잘 모르는구나”라는 사실을 깨달았고, 그 깨달음이 관계의 출발선에 변화를 주게 합니다. 조급함과 막연한 불안은 줄었지만, 대신 새로운 종류의 걱정이 생기기도 합니다. 그러나 전혀 아깝지 않은 시간이었습니다.



<연애학교>는 좋은 감정이 사라져도 남는 것을 가르쳐 줍니다. 운명론을 벗기고 동반자의 언어를 배우게 하며, 관계라는 장기 프로젝트를 위한 생활의 합의를 준비시킵니다. 혼자 읽어도 좋지만, 함께 읽고 질문을 나눌 때 그 영향이 배가된다는 점을 이번에 확실히 느꼈습니다.



이 책을 결혼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싱글에게 권합니다. 기준표를 다시 정리하고, 지금의 만남을 객관적으로 점검할 수 있을 겁니다. 교회와 신앙 공동체의 리더에게도 추천합니다. 공동체 안에서 활용할 토론 질문과 실제적인 코칭 포인트가 풍부합니다. 연애 중인 커플에게도 유익합니다. ‘감정 이후’를 준비하는 대화의 목록을 얻게 될 것입니다.


마지막 장을 덮고 나면, 사랑을 더 이상 요행으로 기다리지 않게 됩니다. 대신 오늘 할 수 있는 작은 투자(정직한 대화, 합의의 훈련, 멈출 용기)를 시작하게 됩니다. 오래 가는 결심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이 책이 잊지 않게 해줍니다.


맞습니다.

이제 그만 두려워하고, 시작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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