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펠 (2025년 초판)
저자 - 이마무라 마사히로
역자 - 구수영
출판사 - 내친구의서재
정가 - 19800원
페이지 - 511p
본격 + 호러 + 초딩
[시인장의 살인]으로 본격 좀비를 선보여 유수의 상을 휩쓸었던 '이마무라 마사히로'의 신작이 출간됐다. 생각지 못한 콜라보로 강렬한 인상을 주었던 전적들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미지의 영역에 도전장을 냈다. 바로 본격미스터리 + 오컬트 호러 + 초딩을 짬뽕시킨 것이다. 솔직히 이 작품에 관심이 가지 않을 수가 없었다. 본격초딩호러... 본인의 초딩탐정단 [초소년]을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 대작가와 비교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지만, 그럼에도 궁금해 견딜수가 없었다. 초딩이라는 주인공들의 제약을 어떻게 뛰어 넘었을지, 오컬트에 본격 미스터리를 어떻게 접목시켰을지를 말이다.
6학년 2학기를 맞이한 기지마 유스케는 학생회장인 사쓰키와 내성적인 미나와 함께 학급 신문을 만드는 일에 착수한다. 그들이 첫 신문에 내기로한 기사는 바로 마을에 퍼져있는 일곱가지 괴담이었다. 여섯개 괴담의 진상을 파악하게 되면 마지막에는 죽음을 맞이하여 일곱가지 괴담이 완성되는... 비교적 흔한류의 괴담이었다. 하나 단순히 초딩의 호기심과 흥미로 시작한 신문작업은 이내 그들 자신까지 위험에 빠트리는 중대한 사건이 되버린다. 괴담의 출처가 얼마전 사망한 사쓰키의 사촌누나가 갖고있던 노트북에서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괴담을 풀어내면 누나를 살해한 범인에게 닿을 수 있을까?
작품을 이끌어 나가는 주인공이 초딩이라면 그 한계는 극명하다. 그것도 어른의 협조 없이, 경찰의 도움 없이 사망사건을 풀어가는 것은 더욱 더 고난이다. 그런 한계속에서 성인인 독자의 흥미를 지속적으로 가져가는 것은 꽤나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작가는 오컬트 호러를 독자의 눈을 잡아끌기 위한 장치로 사용한다. 바로 여섯가지 괴담이다. 마을에 실존하는 장소를 배경으로 각각의 괴담은 액자식 스토리로 괴담, 쇼트 스토리로서의 완결성을 띈다.
당연히 초딩 삼총사는 직접 괴담의 장소를 찾아가고, 그곳에서 어김없이 검은 그림자와 맞닥뜨린다. [명탐정 코난]의 '한자와'씨가 아니다.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심령현상. 오컬트, 바로 그것이다. 논리와 이성으로 독자를 설득하는 본격 미스터리에 비과학적 심령현상을 들이민다. 하지만 특수설정에 익숙한만큼 그리 거부감이 드는 설정은 아니다. 다만 오컬트를 어떻게 논리의 영역으로 끌어올리느냐. 그것이 관전 포인트인 것.
정보가 제약된 초딩 삼총사가 각각의 괴담에 숨겨진 진상을 논리적 추리기법으로 풀어내는 과정이 이 작품의 백미라 할 수 있다. 두서 없고, 비과학적인 괴담에 녹스의 10계 법칙을 적용하다니. 그러면서 작가 본인은 녹스를 비웃듯이 녹스 10계의 2법칙을 파쇄한다. 아무튼, [I의 법칙]이 떠오르는 한다리만 건너도 모두가 이웃인 쇄락해가는 작은 마을에서 어른들의 음모와 마을 전체에 내린 저주를 풀어가는 초딩들의 모험을 보고 있자니 본인의 학창시절이 떠올라 잠시 추억에 잠긴다. 어느새 그들의 고군분투를 응원하게 된다. 그렇게 이 책을 즐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조금 아쉽다. 이 작품을 먼저 접했다면 [초소년]을 조금 더 디벨롭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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