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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병기 모국어

가난해진다는 것은 신병 훈련소에 들어가는 것과 비슷하다. 이건 정말 아니다 싶어도 도무지 불만을 터뜨릴 용기가 생기지 않는다.- P170
누군가는 ‘빨리빨리‘ 문화가 한국 경제 발전의 원동력이었다고 하지만 그 부작용은 오롯이 감정 노동자들이 떠안고 있다. 사람들은 어디서나 열정을 담아 ‘빨리빨리‘를 외쳐댄다. 외치는 품이 꼭 F1 드라이버 같다. 가끔씩은 우리나라 국가에 ‘빨리빨리‘라는 구절이 없다는 게 신기하게 느껴질 정도다(동해물과 백두산이 ‘빨리빨리‘ 마르고 닳도록).- P169
모돈은 출산을 끝내면 태반을 배출한다. 그 태반들이 달리의 시계 그림처럼 돈방과 배수로에 걸쳐 축 늘어졌다. 배수로에는 검붉은 빛의 오수가 흐르고, 사산된 새끼들이 머리와 엉덩이만 드러낸 채 구정물 속에 잠겼다. 《신곡》에 등장하는 지옥 중 한 곳에 들어선 기분이 들었다.- P191
나는 어떤 일터도 불법 파업 때문에 멈추는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세상은 다만 불법 정상화의 힘으로 움직이고 있었던 것 뿐이다.- P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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