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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병기 모국어
졸업을 앞둔 일본 대학생들의 취업준비활동을 그렸다. 경쾌하고 발랄한 인물들이 나온다. 젊음과 청춘도 느껴진다. 중간중간 등장인물들의 SNS 게시글을 드러내는 점도 재미있다.

하지만 이 작가의 주특기는 그러한 청년들의 이면에 감추어진 갈등, 불안, 엇갈림을 잘 그린다는 것. 인물의 미묘한 내면을 잘 포착한다. 친한 친구의 취업활동을 응원하면서도 본인보다 앞서가는 것을 신경쓰는 모습, 취업 따위는 관심 없다고 허세를 부리지만 몰래 광고회사 필기시험을 보러 가는 친구, 같은 전형에 지원한 사실을 숨기는 룸메이트를 보고 있으면 불편한 진실을 만나게 된다.

윤가은 감독의 ‘우리들‘이라는 영화도 생각난다. 샤방샤방한 장면이 가득하지만 메시지는 의외로 서늘하다. 지난 날의 부끄러움을 떠올리게 하며 이불킥하게 만드는 데 탁월한 재주가 있다.

전화 너머에서 미즈키가 웃음을 머금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P36
나는 좋아하는 사람에게 좋아하는 사람이 생긴 순간을 본 적이 있다.- P90
막상 둘만 있으니 여자의 집에 둘만 있는 상황이 짙게 느껴져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랐다.- P156
진짜 이야기가 묻혀 간다. 가볍게, 간단하게 전하는 이야기가 늘어난 만큼, 정말로 전하고 싶은 것을 전하지 못하게 된다.- P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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