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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병기 모국어
  • 숲노래  2025-02-12 23:56  좋아요  l (0)
  • 다른 분이 쓴 노래(시)를 베껴쓰거나 옮겨써도 우리 나름대로 말맛을 느끼고 누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수수하거나 늘 비슷해 보이는 우리 삶을 그저 투박하다 싶은 우리 손길로 가만히 적어 본다면, ‘우리 삶’을 ‘우리 손’으로 적은 ‘수수하 글’ 몇 줄이 오히려 빛나는 노래씨앗으로 번진다고 느낍니다. 이제 다들 잊어버리고 말지만, ‘번지’라는 흙살림이 있습니다. 논삶이를 하면서 흙을 고를 적에 쓰는 ‘번지’인데, ‘번지다’란 낱말이 어떻게 태어났는지 엿볼 만합니다. 반반하게 다루는 길인 ‘번지(번디)·번지다’이듯, 판판하게 펴는 길은 ‘퍼지다(퍼디다)’예요. 노래지기가 쓴 글을 한 자락 옮겨 본다면, 살림지기인 우리가 스스로 노래 한 자락을 새롭게 써 볼 만하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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