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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부링님의 서재
  • 피에타
  • 해리엇 컨스터블
  • 17,100원 (10%950)
  • 2025-08-05
  • : 395
음악과 예술의 도시로 불리던 1700년대 베네치아의 화려한 이면에는 고통, 여성에 대한 억압, 그리고 가난의 그림자가 있었다. 그 속에서 태어난 아이들 중 일부는 피에타라는 수녀원의 작은 창구를 통해 버려졌고, 살아남은 아이들 중 몇몇은 예술 교육을 받으며 자라 필리에 단원이 되었다.

피에타의 소녀들은 교육을 받았지만 그 배움은 일정한 선에서 멈춰졌다. 그들이 지나치게 지적이 되지 않도록 체계에 순응하며 감사만을 아는 존재로 길러졌다.

그곳에서 태어난 안나 마리아는 어릴 적부터 음을 색으로 인지하는 특별한 감각을 지니고 있었다. 음악과 예술에 남다른 재능을 타고난 그녀는 음악을 사랑했지만 스승의 가르침을 맹목적으로 따르며 자신을 몰아붙였다. 그 과정에서 친구와 주변 사람들을 믿지 못한 채 점점 고립되었다. 불안정한 신분 속에서 누리고 있던 약간의 안정과 호사조차 언제든 빼앗길 수 있다는 두려움이 그녀를 짓눌렀다.

이 소설은 우리가 잘 아는 작곡가이자 바이올리니스트 비발디가 살던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실제로 피에타와 필리에 단원들이 비발디의 작품에 참여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으며 작가는 여기에 상상력을 더해 그들을 이용했던 남성과 당시 지배층의 권력을 날카롭게 드러낸다.

나는 이 소설을 읽으며 비발디의 사계 전곡을 들었다. 이제 비발디의 음악을 들을 때면 피에타가 자연스레 떠오를 것 같다. 비록 음악을 듣지 않는다 해도 책을 덮고 난 독자의 마음속에는 비발디 앞에 피에타가 서 있을 것이다. 아마 그것이 작가가 바랐던 결말일지도 모른다. 소설의 진짜 주인공이자 비발디의 제자였던 안나 마리아 델라 피에타―그녀가 힘차게 마지막 장을 덮으며 스승의 연주곡 위에 또렷한 발자국을 남기는 모습을 상상해본다.

*다산북스에서 도서를 제공받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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