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츠 카프카는 우연이 영원히 지배하는조건 하에서 사는 사람들을 사로잡고 있는 운명의 미신, 즉 어떤 사건의 이성적 의미가 그들의 지식과 이해를 넘어서기 때문에 그것에 특별한 초월적 의미를 부여하는 불가피한 경향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그런 사람들과 그들의 음울하고 아름다운 민화가 지닌 기이한 매력을 알고 있었다. 그들의 민화는 좀더 운 좋은 민족들의 밝고 가벼운 문학보다 더 우수한 것처럼 보였다. 그는 곤궁한 상황에 처해 있다는 데 대한자부심, 심지어 사악한 필연성에 얽혀 있다는 데 대한 자부심을 보여주었으며 악과 불행을 숙명과 동일시하는 혐오스러운 자만을 폭로했다.
이런 분위기의 주요한 요소들이 아직 완전하게 표현되지 않았던 세상에서 그가 이런 일을 할 수 있었다는 것은 기적이다. 필요한 모든 결론을 내리고 현실이 직시하기를 소홀히 했던 것을 완성할 수 있는 자신의커다란 상상력을 그는 신뢰했던 것이다.- P4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