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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syy0321님의 서재
  • 우나의 고장난 시간
  • 마가리타 몬티모어
  • 16,200원 (10%900)
  • 2021-06-15
  • : 132
아주 간만에 책에 구속되어보았다. 출근을 위해 잠을 자야 하는 게 안타까웠고, 일을 하면서도 퇴근 후 책 읽을 생각에 사로잡힐 정도였다. 드라마를 정주행할 때 폐인처럼 중독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이야기에 지배당하는 기분. 미친듯이 짜릿하면서도 때때로 사람을 무기력하게 하는 기분이다.
책 읽는 속도가 느린 게 은근 스트레스여서 항상 어디까지 읽었는지 버릇처럼 확인하던 내가, 태어나서 가장 단시간에 다 읽어낸 책이다. 그만큼 자극적이기도 했지만, 단순한 킬링타임용으로 치부하기에는 꽤 묵직한 여운과 생각들을 남겼다.
시간여행이라는 소재로 쓸 수 있는 이야기가 세상에 더는 남아있지 않다고 생각했던 게 무색할 정도로, 처음부터 끝까지 믿을 수 없을 만큼 새롭고 놀라웠다. 시간이라는 창을 통해 삶을 들여다보는 신선한 접근.
한 덩어리인 줄로만 알고 그저 버겁게만 여기던 삶을, 한 몸뚱이에 산다는 이유로 뭉뚱그려 억누르기만 했던 자아를, 우나의 시간이 그랬던 것처럼 하나씩 조각내어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졌다. 내 인생의 일이 아닌 것만 같은 과거와, 내 인생의 일이 아닐 것만 같은 미래와, 내 인생인지 아닌지 알아차리기 어려운 현재. 아무리 찢어발겨도, 뒤죽박죽으로 섞어놓아도, 내가 아닌 것 같아도, 결국은 그 자체로 소중한 부정할수 없는 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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