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전체보기

알라딘

서재
장바구니
Book disc jockey
  • 지금 시작하는 동물 드로잉
  • 오은정
  • 19,800원 (10%1,100)
  • 2015-04-23
  • : 165
 

『지금 시작하는 동물 드로잉』인간과 동물의 아름다운 공존

 

 

최근에 연필스케치 강좌를 듣고 있다. 가끔 펜하나로 슥슥 그려내는 능력자들을 만나면 너무 부럽기도 했고, 여행을 다니면서 그 느낌을 그림으로 간직하고픈 로망이 있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연필로 사각사각 스케치를 하고 있노라면 머릿속의 복잡한 생각들이 사라지도 명상을 하는 듯 고요하게 된다. 사각거리는 연필의 느낌도 좋고, 빈 공간에 나만의 사색들이 담기는 것도 좋다. 스케치를 하면 할수록 화려함보다는 담백한 흑백사진의 느낌도 좋다. 무언가를 좋아하게 되면 자꾸만 더 좋아지고, 오래보게 되고 사랑스럽다. 연필스케치가 그렇다.

 

연필스케치의 매력에 빠져있는 즈음 발견하게 된 이 책 『지금 동물시작하는 드로잉』은 나의 반려동물인 고양이들을 그려주고픈 마음에 읽게 되었다. 여름에 그린, 가을에 그린, 겨울에 그린, 봄에 그린 작가의 동물스케치들과 책을 내면서, 밤새 작업을 하면서 써내려간 작가만의 일상도 감동적이다.

 

동물의 인권에는 전혀 무관심하던 옛날처럼, 작가도 역시 반려동물과 함께 하면서 동물을 존중하는 마음이 생겨났고, 그들이 궁금해졌다. 아는 만큼 보이듯이 동물에 대한 지식들도 늘어만 간다. 놀라운 것은 지구상에서 인간과 마주치는 동물들의 대부분은 죽거나 고통당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진정 사랑을 알아챌 수 있는 것은 상대방의 아름다운 면보다는 모자란 면을 발견했을 때다. 화려하고 완벽한 것은 그것에 조금이라도 결핍이 올 때 변하기 때문이다. 내가 상대의 작은 부분이라도 채워줄 수 있는 사람이란 것을 하는 순간, 나 자신도 사랑할 수 있다.’

 

‘이 아이는 지금 건강검진이 필요한 게 아니에요. 사랑이 필요하죠. 만나자마자 목욕을 시키거나 건강검진을 시키기보다는 마음을 나누었어야죠. 얼마나 무서웠겠어요. 열흘 동안 영문도 모른 채 창살 안에 갇혀 있다가 처음 보는 사람과 처음 보는 장소로 온 건데, 왜 이 아이에게 시간을 주지 않는 거에요? 이 아이도 마음을 열 시간이 필요해요.’

 

연필 드로잉을 할 때 6B이상 짙은 연필은 강약 단계의 폭이 좁기 때문에 3B~5B정도의 연필로 빠른 드로잉을 해야 은은한 맛과 진한 선 맛을 동시에 구현해내기 좋다. 놓치고 싶지 않은 장면은 사진으로 포착해놓은 뒤 나중에 드로잉하면서 분위기나 구도 등을 다시 만들어내 보자.

 

제대로 그림을 그리려면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작가는 낙서하는 기분으로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종이(냅킨, 과자상자, 은박지 등)으로 자유분방하면서도 희소성있는 작품을 남기는 방법을 추천한다. 정말 낙서가 아니라 자유로운 연출이 포인트!

 

동물의 몸은 예상보다 더 많은 굴곡으로 이루어져 있다. 또한 드로잉은 사진보다 더 많은 설명을 할 수 있어서 보이는 것 이상을 보려고 노력해야 한다.

 

작가는 동물그림을 그리면서 동물의 모습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동물들을 진정 사랑하고 이해한다. 그림에서 글에서 모두 그 만의 고뇌와 고통들이 느껴진다. 실제로 저자는 채식을 위주로 식습관이 바뀌었다.

 

아이작 싱어가 “동물에 대한 태도에 관한 한, 모든 사람은 나치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간디는 “한 국가의 위대함과 도덕적 진보는 동물이 받는 대우로 가늠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예전에는 아동학대나 부부간의 폭행을 신고하면 남의 가정사에 끼어드는 것이 옳고 그른지에 관한 문제가 제기되곤 했다. 하지만 이제는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어가고 있다. 동물의 학대문제도 이제 조금 바뀔 때가 되었다. 지구상에서 같이 공존하며 살아가는 우리는 그들의 주인이나 소유주가 아니다.

 

『지금 시작하는 동물 드로잉』 은 오로지 드로잉만을 가르치는 책이 아니다. 저자는 동물드로잉은 사막 한복판에서 우리를 우물로 인도하는 소 떼와 같은 것, 시간에 휩쓸려 허우적대는 우리를 잠시 무중력의 상태로 띄워놓은 것이라 말한다. 우리에게 동물 드로잉을 하면서 동물들의 경이로운 세계를 조금이라도 들여다보기를 갈망한다.

겨우내 추위에 떨던 우리에게 온기를 나눠주는 따스한 책, 『지금 시작하는 동물드로잉』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