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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달샘님의 서재
  • 한자와 나오키 : 아를르캥과 어릿광대
  • 이케이도 준
  • 14,220원 (10%790)
  • 2022-02-25
  • : 671
한자와나오키라는 작품을 처음 들어보았던 건 몇 년 전, 독서모임에서였다. 다음 달 선정도서를 자유롭게 추천하는 시간에, 모임원 중 누군가가 '한자와 나오키' 라는 책을 자기가 최근에 읽고 재밌어서 주변 지인들 몇에게도 소개를 해주었다고 했다. 제목을 듣자마자 '한자&나오키?'라고 생각하기가 무섭게, 책을 소개한 지인은 "한자 그리고 나오키가 아니고 주인공 성이 한자와, 이름이 나오키에요 ㅋㅋ"라고 했다. 내 머릿속이 꿰뚫린 것 같아 순간적으로 앗, 싶었는데, "다들 한자 그리고 나오키냐고 그러시더라고요? ㅋㅋㅋㅋ"라고 덧붙였다. 우리나라로 치면 여의도 증권사나, 금융업계쪽이 배경인 사내정치소설이라고 하길래 나는 큰 관심이 없어서 잊고 넘겼다. 다음 달 선정도서 후보들이 여러 권이 나왔는데, 한자와나오키는 제일 적은 득표를 했었던 것 같다. 아마 장르뿐 아니라 여러 권을 읽어야 한다는 부담감도 영향이 컸을 거다.

두 번째로 이 작품 제목을 들었던 건, 비자발적 퇴사와 관계단절에서 솟아나온 우울의 수렁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었을 때, 나를 수렁에서 꺼내어 준 사람에게서였다. 자기는 일본드라마를 좋아한다고 수줍게 취향을 밝히며 늘어놓던 여러 작품들 중에 한자와 나오키가 있었다. 이게 책만 있는 게 아니었구나. 나중에 시간 되면 같이 보자고 했다. 자긴 봤던 거 또 봐도 좋다면서. 시간이 흘러 그 사람과 함께 이불을 덮고 귤을 까먹으며 드라마를 봤다. 1화가 끝나고, 1시간 반 가량을 초집중을 하며 본 터라 호오.... 하고 숨을 훅 내뱉으며 옆을 돌아봤더니 이 사람은 정작 자고 있었다.

그러고 잊고 살던 작품이었다. 친구가 자기가 하고 있는 서평단 활동에 대해서 소개를 시켜준 지 얼마 안 됐을 때였다. 한자와 나오키가 새 시리즈로 작품이 곧 나오는데 가제본판으로 서평단을 모집한다는 게시글이 눈에 띄었다. 반가웠다. 바로 신청을 했고, 너무나 운이 좋게도 당첨이 되어 책을 받아볼 수 있었다. 긴 글을 읽기 힘들어해 메모 없이는 흐름도 자꾸 놓치고, 온 몸을 비트는 사람이지만, 하루만에 100쪽 가까이 읽었다.

날 수렁에서 꺼내줬던 그 사람과 함께 오랜만에 한자와 나오키 드라마 1화를 다시 봤는데, 지점장으로 나오는 배우가 소설을 읽을 때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잘생겨서 괴리감이 조금 들었던 건 안 비밀.

몇 년 전엔 별 관심도 가지 않고 심드렁했던 작품이었는데, 이렇게 재밌는 작품이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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