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저보고 작가라네요
전작인 <독서만담>을 공공도서관에서 빌려 그날 다 읽은 직후 이건 소장각이다 싶어 바로 함께 주문했던 저자의 다섯 번째 책.
개그 프로 저리가라 할 정도의 웃음과 재미를 선사했던 <독서만담>과는 또 다른 웃음과 유익함을 아낌없이 시전해 주고 있다.
나같은 평범한 이가 감히 범접하기 어려운 무려 5권의 나름 유명작가인데도 본인의 경험담과 느낌을 숨기거나 과장없이 본인 특유의 익살스러우며 간결하고 절제된 스타일로 알아듣기 쉽게 때론 폭소의 마당으로 때론 배움의 교실로 이끌어간다.
실제 책읽기에서 궁금하고 고민되는 작은 것, 예컨대 띠지는 버려야 할까 보관해야 할까부터 독서 중 좋은 간식, 좋은 책 고르는 법 등을 거쳐 마침내 궁극의 글쓰기는 어떻게 해야 하는 지 그 준비와 과정 비법까지 상세히 알려준다. 쓰는 데 도움이 되는 문구류는 어떤 게 좋은 지(심지어 연필깎이마저) 보통의 글쓰기 책에서는 보기 어려운 정말 현장감 넘치게 세세한 것들까지 친절히 일러주고 있다. 부록처럼 붙은 작가로 데뷔하기부터 작가로 살아오기까지의 에피소드도 정말 진솔하고 재미있다.
역시나 전작처럼 장서가 희귀본 수집가답게 인용하며 소개하는 책은 나에게는 여전히 미답의 상태에 있는 게 대부분이다.
읽는 내내 독서목록과 메모장을 한 가득 넘치게 만들며 나의 독서 투지를 불태움에 부족함이 없었다.
글쓰기의 기본은 ‘관찰‘과 ‘독서‘ 그리고 ‘기록‘이라는 저자의 비법에 더하여 나는 감히 재미라고 말하고 싶다. 시종일관 유머를 잃지 않으며 이야기를 술술 풀어나가는 저자의 탁월한 기술은 소제목뽑기에서도
단연코 눈에 띈다.
틈나는 대로 책을 가까이 하려고 내가 누리는 유일한 호사라 생각하며 책 사기에 별로 주저함이 없는 나지만 여전히 강호는 넓고 고수는 많고 읽을 책은 지천에 널렸음에 이제 막 글을 깨치고 책을 든 초보자의 겸손된 마음을 다시금 느끼게 해주는 정말 유익하고 정말 재미있는 책이다.
훗날 내 이름 선명히 박힌 책 한 권을 보게 될 지도 모른다는 작은 바람을 가지게 하는 책이기도.